美국채 10년물 5% 돌파 초읽기…이후 금융시장에 벌어질 일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는 것은 이제 가능성보다 시간의 문제라는 전망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까지 더해졌다.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하면 충격은 32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시장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전세계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부터 주택담보대출, 주식 밸류에이션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96%까지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5%에 바짝 다가섰다. 이번주에만 18bp(1bp=0.01%포인트) 상승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패드릭 가비 ING 미주 리서치 책임자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도달하는 것은 이제 전망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일처럼 보인다"며 "채권시장에는 우려스러운 시기"라고 말했다.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하면 2023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이 된다. 10년물 금리는 2023년 10월 23일 장중 5.004%까지 오른 뒤 5% 아래에서 거래돼 왔다. 특히 2023년 당시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5%대로 높인 상황이었던 반면 현재는 3.50~3.75%에서 이미 10년물 금리가 5%를 넘본다는 게 문제다.
10년물 5%는 그 자체가 금융시장의 절대적 임계점이라기보다 유가와 인플레이션, 연준의 추가 긴축, 미국의 재정 부담이 동시에 시장을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수준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이미 5년 넘게 연준 목표 2%를 웃돌고 있고 중동 전쟁으로 브렌트유에 이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 반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재정·국채 공급 부담이 동시에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이에 11일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금리 상승세를 진정시킬지, 10년물을 5% 너머로 밀어 올릴지를 가를 다음 분수령이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약 0.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클 탕 호주커먼웰스은행 금리전략가는 "낮은 미국 CPI와 연준의 금리 인상이 현재로서는 금리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두 가지 요인"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누구도 금리 하락에 베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0년물 금리 5% 돌파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도 부담이다.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했지만 금리 상승세를 막지 못하면서 바이백만으로 채권시장의 근본적인 매도 압력을 뒤집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높은 국채금리가 경제와 다른 자산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도 상승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도 부담이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래 기업이익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져 특히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와 성장주를 압박한다.
존 히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는 5%가 "일부에서 금융시장이 붕괴할 수 있는 문턱으로 여겨진다"면서도 "5%가 그런 '마법의 숫자'라고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채금리가 더 오르면 "미국 공공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위험을 제기하고 주식시장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