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200만원짜리 취업코칭·하이닉스 대비반도…구직 청년들 '한숨'

연합뉴스

'현직자가 멘토링''모의 면접' 광고에 취준생들 "다녀야 하나 압박감" "실제 서비스는 기대 못미쳐"…환불조건·강사경력 불분명한 경우도

1200만원짜리 취업코칭·하이닉스 대비반도…구직 청년들 '한숨'
'현직자가 멘토링''모의 면접' 광고에 취준생들 "다녀야 하나 압박감"
"실제 서비스는 기대 못미쳐"…환불조건·강사경력 불분명한 경우도

사교육 학원 (출처=연합뉴스)
사교육 학원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현직자가 채용 정보를 알려준다고 하니 학원을 다녀야겠다는 압박감이 느껴져요. 실제 면접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25살 김모씨에게 고가의 취업 학원을 등록한 이유를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취업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모습이다.

결혼정보회사처럼 최대 1천200만원의 가입비를 받고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업정보회사'와 특정 기업 취업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SK하이닉스 대비반' 등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런 '현직자 코칭', '취업 보장' 등을 내세운 취업 사교육이 청년들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강남구에 위치한 한 취업정보회사의 서비스 가입비는 최고 1천200만원 수준이다.

멘토 컨설팅과 자료 등 기본 서비스만 이용할 경우 비용은 200만원 정도이지만, '1년 이내 취업 보장', '중견기업급 취업 보장', '대기업급 취업 보장' 등 혜택이 커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취업 실패 시 일부 금액을 환급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비싼 가격에 비해 서비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후기도 있다.

이 업체에서 1년 이내 취업을 보장한다는 380만원짜리 프로그램을 등록했다가 중간에 그만뒀다는 김씨는 "취업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고 가입했는데 상담사와 컨설턴트, 멘토끼리 수강생 정보 공유가 안 돼 같은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며 "하반기 채용을 준비 중이었는데 2주 넘게 멘토 배정이 안 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이내에 내가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보장한다는 건지, 단순히 어느 기업이든 취업하면 환급이 어려운 건지 물어봐도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고 부연했다.

코칭 10회에 220만원짜리 기본 프로그램을 등록했다는 A씨도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지만, 1시간에 22만원의 가치가 충분했다고 느끼진 못했다"며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고 오히려 국비교육이 더 탄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00만원짜리 취업코칭·하이닉스 대비반도…구직 청년들 '한숨' (출처=연합뉴스)
1200만원짜리 취업코칭·하이닉스 대비반도…구직 청년들 '한숨' (출처=연합뉴스)

교육자의 경력이 명확하지 않거나 최신 채용 기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간당 17만원짜리 면접 학원에 실망감을 느꼈다는 취업준비생 박모씨는 "코치의 이력이 최신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며 "최근 면접 질문 추세를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돈이 아까웠다"고 토로했다.

일부 학원은 'SK하이닉스 대비반', '삼성전자 DS 면접 컨설팅' 등 특정 대기업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수강생들은 지원한 기업과 유사한 '모의 면접'을 한다는 점에 이끌려 수백만원의 비용을 내고 있다.

재단법인 교육의봄과 청년재단이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5일까지 만 19∼39세 청년 5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취업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3.7%는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항목(복수 응답 가능)에 대한 질문에는 전공 자격증이 52.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어학이 43.4%이었다. 취업컨설팅(자기소개서·면접·포트폴리오 등)은 40.0%로 3위를 차지했다.

대학에 재학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사교육비를 아끼고자 학교에서 운영하는 취업 대비반을 듣기 위해 '광클'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과도한 취업준비 사교육 열풍을 막으려면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기업의 직무 맞춤 채용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선희 교육의봄 연구·사업팀장은 "성인 교육은 교육부 관할이 아닌 일반 산업"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청년들이 취업 사교육에 얼마를 지출하는지 실태조사를 진행해 관리·감독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팀장은 국비교육의 질을 높이고 기업이 지원자에게 직무에 딱 맞는 스펙만을 요구하는 것도 사교육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길게 늘어선 취준생들 (출처=연합뉴스)
길게 늘어선 취준생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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