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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달러 대미투자…'상업적 합리성' 뒤 숨은 4대 난제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산업통상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첫 사업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간의 조율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제 투자 집행과정에서 넘어야 할 '4대 난제'가 부각되고 있다. 외화 유동성 확보부터 미국의 설비·중간재 관세, 사업비 증가에 따른 위험분담, 투자 권리와 수익 회수구조까지 투자 성패를 좌우할 변수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기투자에 묶이는 달러…외화 유동성 확보 관건

2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대미 전략투자 첫 사업의 세부조건을 놓고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21~22일 중 첫 사업에 대한 국회 보고를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난제는 대규모 장기투자에 따른 외화 유동성 관리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미전략투자기금의 위탁 외화자산과 실제 투자자산 사이에 '자산·부채 만기 미스매칭'이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한미전략투자기금은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의 외화자산을 위탁받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위탁자산은 반환이나 조기 회수를 요청할 수 있는 반면, 현재 투자대상으로 거론되는 발전소·원전 등은 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위탁자산을 돌려줘야 하는 시점에 투자자금이 회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대미투자가 본격화할수록 투자재원과 별개로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높은 외화자산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한도를 올해 50억달러에서 내년에 역대 최대(80억달러)로 확대하려는 것도 외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NH투자증권 이세현 연구원은 "외화자산의 운용 제약이 커질수록 정부 입장에서는 유동성 높은 외화 버퍼를 사전에 확보하려는 유인이 강화된다"고 짚었다

美 투자 늘리는데 설비엔 관세…투자비 상승 변수

두 번째는 미국의 관세정책이다. 현지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설비와 중간재를 한국에서 가져갈 경우 관세가 초기 투자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한미경제연구소(KEI)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산 중간재와 자본재 일부에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12.5~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장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의 제조 역량을 구축하는 비용을 높이고, 미국 통상정책의 투자 목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내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자본재와 중간재를 '투자를 창출하는 수입품'으로 보고 관세정책에 유연성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업비 늘고 공사 늦어지면…추가 손실 누가 부담하나

또 다른 난제는 사업비 증가와 공기 지연에 따른 위험 분담이다. 발전소와 원전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은 건설기간이 길어 원자재·인건비 상승이나 공사 지연으로 사업비가 늘어날 수 있다. 첫 사업 후보로 거론되는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는 총사업비가 223억달러에 이른다. 대형 원전 등이 투자 대상에 포함될 경우 추가 자금 투입 한도와 비용 초과, 공기 지연에 따른 손실 부담 주체를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하는 것이 관건이다.

돈만 대나, 권리도 갖나…지분·의결권·회수구조 관건

마지막은 투자에 상응하는 권리와 수익 회수 구조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얼마 만큼의 지분과 의결권을 확보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느냐에 따라 실익은 달라진다. 특히 원전 사업에서는 한국 측이 재무적 투자자에 머무를 지, 지분과 의결권을 통해 사업 의사결정에 참여할 지가 관건이다. 최근 협상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와 의결권 확보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투자 구조와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미전략투자는 프로젝트별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사업 수익의 배분 방식과 투자 원금의 회수 순서 역시 한국 측의 실제 투자성과를 좌우할 변수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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