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주차된 아우디 '쾅', 보험금 797만원…"명의만 빌려줬다" 무죄[사건실화]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法 "명의 빌려줬을 뿐이라는 주장 배척 어려워"
보험금 31만원 받았지만 "사고·청구 관여 증거 부족"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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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늦은 밤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 주차돼 있던 아우디 차량 앞으로 이륜차 한 대가 다가왔다. 잠시 뒤 이륜차는 아우디 오른쪽 앞 범퍼 부분을 들이받았다.

겉으로는 흔한 접촉사고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이 사고를 우연한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봤다. 가해자와 피해자 쪽이 미리 짜고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내는 이른바 '가·피 공모' 보험사기라는 판단이었다.

보험회사는 사고 이후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797만6020원을 지급했다. 문제의 차량은 A씨 명의의 아우디였다. A씨도 보험회사로부터 31만3560원을 송금받았다.

검찰은 A씨도 보험사기에 가담했다고 봤다. A씨와 B씨, C씨, D씨가 모두 동네 선후배 사이로, 고의 사고를 낸 뒤 우연히 사고가 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받기로 공모했다는 것이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021년 8월 7일 저녁시간 서울 마포구 용강동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C씨는 B씨의 지시를 받고 이륜차를 몰아 주차돼 있던 A씨 명의 아우디 차량의 우측 앞 범퍼를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실제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회사는 이에 속아 수리비 명목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쟁점은 A씨가 이 사고를 알고 있었는지였다. 사고에 이용된 차량은 A씨 명의였지만, A씨는 "렌트 영업을 하겠다는 D씨의 부탁으로 차량 명의를 빌려줬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8형사단독(이세창 부장판사)은 지난 7월 15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명의 차량이 보험사기에 이용된 사실은 인정했다. A씨가 보험회사로부터 31만3560원을 받은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차량 명의자라는 사정만으로 보험사기에 공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차량 명의를 빌려줬을 뿐이라는 주장을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실제로 이 차량을 운행한 사람이 A씨가 아니라 D씨였다고 봤다. 또 A씨가 사고 발생이나 보험금 지급 청구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가 B씨 등과 보험사기를 미리 모의했거나, 명시적이지 않더라도 서로 뜻을 같이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A씨가 받은 31만3560원 역시 보험사기 가담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기 범행을 B 등과 공모했거나 가담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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