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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전에 죽는다" 경고에 76kg 뺐다…181kg 여성의 눈물겨운 탈출기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약 76kg을 감량한 영국의 20대 여성. 사진=니드투노우
약 76kg을 감량한 영국의 20대 여성. 사진=니드투노우

[파이낸셜뉴스] 체중이 181kg(28스톤 8파운드)에 달해 비행기 안전벨트 연장선 없이는 탑승조차 어려웠던 영국의 20대 여성이 약 76kg을 감량하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대로 살면 40세를 넘기기 힘들다"는 의료진의 경고를 받고 다이어트에 나선 그는 극단적인 비만을 극복한 뒤 겪은 신체적 회복과 사회적 시선의 변화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12일 '니드투노우'에 따르면 영국 본머스에 거주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크리스티(28)는 과거 야간 근무와 배달 음식 과소비, 만성적인 운동 부족으로 극심한 고도비만을 앓았다.

그는 9세 때부터 체중 조절 프로그램을 전전했고 키토제닉, 자몽 다이어트 등 다양한 유행 다이어트를 반복했으나 실패했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과 함께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으면서, 스트레스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도파민을 음식으로 보충하는 충동적 폭식 습관에 시달렸다.

건강 악화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계단 오르기와 10분 거리의 도보 이동조차 기피하던 그는 병원 검진에서 심각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이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40세까지 생존하기 어렵다"며 위소매절제술을 권고하자, 크리스티는 수술 대신 마지막으로 자력 감량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배달 음식을 끊고 건강한 조리법으로 대체식을 만들어 먹는 한편, 걷기 운동을 일상화해 신체 활동량을 점진적으로 늘렸다.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약 63kg을 감량한 그는 체중 정체기에 접어들자 비만 치료 주사제를 병행해 현재 약 101kg까지 체중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옷 크기 역시 영국 기준 26사이즈에서 16~18사이즈로 줄었다.

건강을 회복한 크리스티는 감량 후 세상의 대우가 달라지는 이른바 '외모 특권'을 직접 체감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몸집이 작아진 뒤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이 훨씬 친절하고 정중해졌다"며 "과거에는 쳐다보지도 않거나 나를 무시하던 지인 남성들이 체중 감량 후 이성적인 관심을 보이며 다가와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 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급격한 감량으로 인해 늘어진 피부와 신체 이미지 왜곡 증상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티는 "거울을 보거나 옷을 고를 때 여전히 과거의 24사이즈 체형으로 착각하곤 한다"면서도 "완벽한 몸매를 기다리기보다 현재의 건강해진 삶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의지박약 아닌 호르몬·뇌 질환"…다이어트 번번이 실패하게 만드는 ADHD와 PCOS의 덫

다이어트를 시도할 때마다 극심한 식욕을 참지 못해 자책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체중 감량 실패의 원인이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 신경계 질환인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내분비계 질환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같은 기저 질환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질환은 생물학적으로 폭식을 유발하고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정확한 원인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성인 ADHD 환자들에게 폭식은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뇌 안에서 보상과 동기부여를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료함이나 스트레스를 느낄 때 뇌는 즉각적이고 강렬한 자극을 찾게 되며, 이때 가장 손쉽게 도파민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이 바로 고열량·고탄수화물 음식이다.

계획을 세우고 통제하는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충동적으로 음식을 입에 넣는 '야식증후군'이나 '감정적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경우 무조건 굶는 식단은 뇌의 보상 회로를 더욱 자극해 폭식 주기를 단축시킬 뿐이다. 전문의들은 ADHD 치료제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고, 음식 외에 산책이나 가벼운 신체 활동 등 건강한 자극으로 도파민을 충족하는 행동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이 겪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역시 비만을 부르는 대표적인 호르몬 질환이다. 배란 장애와 고안드로겐혈증을 동반하는 PCOS의 핵심 기전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내에 과도한 인슐린이 분비되고, 이는 잉여 포도당을 체지방, 특히 내장지방으로 축적시키는 신호로 작용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혈당 롤러코스터'를 겪게 되며, 세포는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했다고 착각해 강한 단맛과 탄수화물 갈망을 유발한다. 남들과 똑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쉽게 찌고, 엄격하게 굶어도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다.

PCOS를 앓고 있다면 섭취 열량 자체를 무리하게 줄이기보다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 식습관이 필수적이다.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을 멀리하고 통곡물과 풍부한 식이섬유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며, 혈당 급상승을 막기 위해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식사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필요할 경우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체중 감량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전문의들은 "만성적인 비만과 폭식 뒤에는 뇌 신경계나 내분비계의 구조적 불균형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원인 질환을 방치한 채 맹목적인 절식과 유행 다이어트만 고집할 경우 증상이 악화되고 대사 기능만 망가질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찾아 호르몬과 신경학적 원인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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