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라인 강탈? 진퇴양난인 네이버
일본의 라인 강탈? 진퇴양난인 네이버

네이버가 잘 키운 라인, 일본 손으로?

2024.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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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만든 메신저 '라인'

라인, 어떤 메신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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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구에 따라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모습. ⓒ사진 2024년 5월 13일 뉴시스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구에 따라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모습. ⓒ사진 2024년 5월 13일 뉴시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이제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우리에게 카카오톡이 있다면 일본에는 라인(LINE)이라는 국민 메신저가 있는데요. 대다수의 일본인이 사용하는 '라인'은 한국 기업인 네이버의 첫 글로벌 성공작으로 손꼽힙니다. 국내 기업이 만든 플랫폼 서비스임에도 일본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라인을 탄생시킨 장본인인 네이버가 현재 '라인'을 일본에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발생한 개인 정보 유출 건으로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이 보이는 행보의 의도를 파악한 후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반영이 준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라인을 두고 벌어지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갈등 상황을 살펴 보기에 앞서 라인이 어떤 기업인지 심도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라인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이상으로 새로운 인프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바쁜 일과 속에서 글로벌 이슈를 챙겨볼 수 있는 'Line NEWS', 건강 관련 고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LINE Healthcare', 결제와 송금 그리고 더치페이까지 간편하게 해결 가능한 'LINE Pay'가 대표적인 기능입니다. 이외에도 어디서든 음악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Line Music'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정 국가에 따라 만화, 쇼핑, 핀테크 관련 서비스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라인 이용자 수는 증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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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들의 라인 사용량

일본 인구 1억 2천만 명 중 80%에 해당하는 9,600만 명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디지털화가 덜 이루어진 일본에서 80% 가량의 인구가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주목해 볼만한데요. 라인은 단순한 메신저 플랫폼을 넘어서 간편 결제, 배달, 웹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라인의 서비스는 아날로그 성향이 짙은 일본에 굉장히 큰 편리함을 가져다 줍니다. 실제 펜데믹 시기 한국은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바 있는데요. 반면 일본은 코로나 현황 집계도 손으로 적어 팩스로 보내는 등 아날로그에 더 익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라인 이용국가 多, 이용자 역시 증가 추세

일본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5,500만 가량이, 대만에서도 2,200만이 라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독보적인 1위 플랫폼으로 사용되고 있는 셈인데요.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라인 앱 신규 설치 건수는 5만 8,346건이었으며 라인 앱 월간 신규 설치 건수도 지난달 23만 9,663건으로 올해 기준 최고치였습니다. 이는 전달 대비 3.4%, 2월 대비 16.1% 증가한 수치입니다. 애플 앱 스토어에서도 카카오톡보다 라인의 설치 순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네이버에 쏟아지는 지분 매각 압박, 왜?

라인 야후,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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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035420)는 일본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날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떤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매각이라는 표현이 없었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 매각 압박으로 인식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래픽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네이버(035420)는 일본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날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떤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매각이라는 표현이 없었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 매각 압박으로 인식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래픽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2011년 6월 네이버 일본 자회사 NHN재팬에서 '라인'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2019년 네이버는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던 일본 최대 검색 엔진 야후 재팬과 라인의 경영을 합치게 되는데요. 당시 포부는 한일 합작으로 세계 최고 AI기업을 만들겠다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운영은 소프트뱅크가 담당하고 핵심이 되는 기술적 용량은 네이버가 맡으며 라인을 키워나가게 됐습니다.

몇 년 후인 2019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을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난해 10월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병하며 '라인야후'가 탄생하게 됐는데요. 바로 다음 달인 11월 라인 야후 고객의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이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일어났고 네이버는 그 서버 관리를 맡고 있었다는 명복 하에 일본 총무성으로부터 두 차례나 행정지도를 받게 됩니다. 이때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이어져 많은 이들이 주목하게 됐는데요.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정부가 민간기업의 소유 구조를 바꾸라고 압박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된 5:5 합작 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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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LINE)야후는 자사 서버가 제 3자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정보 등 약 44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 공영 NHK가 27일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모습. ⓒ사진 NHK 제공, 뉴시스
라인(LINE)야후는 자사 서버가 제 3자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정보 등 약 44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 공영 NHK가 27일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모습. ⓒ사진 NHK 제공, 뉴시스

지분 매각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은 앞서 말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 때문입니다. 51만 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고 일본 총무성은 그 책임을 서비스 개발을 맡았던 네이버에 물었습니다. 그로 인해 사건의 국면이 바뀌게 되었는데요.

애초에 라인은 A홀딩스의 자회사이며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두 기업이 각각 50%씩 출자해서 합작법인을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반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라인인 셈이죠.

네이버가 A홀딩스의 주식을 한 주라도 소프트뱅크에 넘기게 되면 라인야후를 내어주게 되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일본은 벌써 그 작업에 나선듯 보였는데요.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신중호 대표 겸 최고 제품 책임자의 퇴임 발표가 이미 5월에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이 라인을 탐내는 이유

디지털화·글로벌화 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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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남아에 확장 가속 중인 제페토. ⓒ뉴시스
일본, 동남아에 확장 가속 중인 제페토. ⓒ뉴시스

일본은 디지털 도입이 느린 국가 중 하나입니다. 아직도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고 소매로 판매해서 이커머스를 차지하는 비중이 10%밖에 안 되는 수준이죠. 국내 기업인 쿠팡 역시 지난해 일본 진출 2년 만에 철수하고 현지 서비스 종료를 결정할 정도였습니다.

이토록 디지털화가 더딘 일본이 라인을 인수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많습니다. 가장 먼저 라인의 사용자 수가 2억 명 정도 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라인을 이용하는 여러 국가 중 동남아는 젊은 층도 많고 이커머스는 물론 IT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놓치면 안 되는데요.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해 펼칠 수 있는 사업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만 봐도 금융 결제, 쇼핑 등 여러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라인야후도 자회사인 Z중간 글로벌이 네이버와 글로벌 사업을 하는 한국법인 라인 플러스를 갖고 있습니다. 만약 라인야후를 넘겨 주게 되면 라인 게임즈와 라인 프렌즈 캐릭터, 메타버스 제페토 등의 네이버 해외 사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편 네이버 노동 조합은 현상황을 두고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지분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보였습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긴 시간 공들여온 국내 기술과 서비스를 빼앗기는 선례로 남지 말아야 한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우리 정부의 라인 사태 대응

외교부, 국내 기업 차별 조치 없도록 일본에 의견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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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정책 실장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라인 사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2024년 5월 14일 뉴시스
성태윤 정책 실장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라인 사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2024년 5월 14일 뉴시스

네이버는 라인 문제에 관해 지난 10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때 처음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가 일본 정부의 압박을 받을 때까지 손 놓고 있었다며 우리 기업을 지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한일 문제에 민감한 국민들도 한국 기업 vs 일본 정부의 대립 구도에 국내 기업을 빼앗길 수 없다는 의견을 표하는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국민의 힘은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는 것은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가 네이버 측에 직접적으로 지분 매각에 대한 압박은 가한 적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렇다면 정부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지난 14일 대통령실에서는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인하고 일본 정부를 향해 부당한 조치는 없어야 한다고 공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나아가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어떠한 차별적 조치나 기업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5월 17일,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면담을 갖고 '라인 사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강차관은 "일본에서 경제 활동을 전개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재차 전달했습니다. 나아가 "네이버 측이 어떠한 불리한 처분이나 외부의 압력 없이 공정하고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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