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무서워 결혼 못하겠다는 사람들

재산분할 무서워 결혼 못하겠다는 사람들

커뮤니티 밈에서 법정까지, 이혼시 재산분할 논란 해부

˝가성비의 5년, 약속의 10년˝ 밈의 시작

출처=블라인드
출처=블라인드

'가성비의 5년, 약속의 10년'이라는 표현은 이혼 시 재산분할과 관련된 풍자적 표현입니다.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면 재산분할 비율이 7:3 수준이고, 10년을 넘기면 5:5가 된다는 속설을 빗댄 말입니다. 이 표현은 2022년 하반기부터 블라인드와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가성비 5년 #약속의 10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혼인 기간이 재산 기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혼인 기간을 단순한 참고 요소로만 볼 뿐, 재산분할 비율을 결정하는 절대 기준으로 보지 않습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 이현곤 법무법인 새올 변호사는 "재산분할 시 분할 비율은 기여도와 재산 형성 정도, 자녀 양육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혼인 기간 #재산 기여도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재산 뺏길까 봐요"라고 대답한 개그맨 이상준(왼쪽). 이혼 후 재산분할 비율과 관련해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가수 김희철. 출처=(순서대로) 유튜브 '중년 이상준', SBS 예능프로그램'미운오리새끼'.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재산 뺏길까 봐요"라고 대답한 개그맨 이상준(왼쪽). 이혼 후 재산분할 비율과 관련해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가수 김희철. 출처=(순서대로) 유튜브 '중년 이상준', SBS 예능프로그램'미운오리새끼'.

문제는 이 표현이 '결혼하면 손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산가나 유명인의 이혼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역시 가성비의 5년", "반갈죽('반으로 갈라져 죽는다'는 뜻으로 만화에서 유래한 밈) 당했다"는 식의 댓글이 기사와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그룹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변호사들로부터 "결혼하면 집도 재산분할 청구 대상"이라는 말을 듣고 "나 결혼 안 해요"라며 손사래를 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혼 공포 #결혼 포기 #김희철 #이상준

재산분할, 이렇게 진행됩니다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협의이혼의 경우 부부가 재산분할 비율과 방식을 스스로 정해 협의서를 법원에 제출합니다. 법원은 해당 협의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강요나 불이익이 없는지를 확인한 뒤 인가합니다.
반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혼소송과 함께 별도의 재산분할청구소송이 진행됩니다. 재산분할청구는 이혼이 확정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제기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절차는 ▲재산 목록 작성 및 입증 ▲분할 비율 결정 ▲조정 및 판결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재산분할 절차 #재산분할 청구 소송 #이혼 소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장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단계는 첫 번째인 재산 목록 작성입니다. 재산분할의 대상은 부부가 혼인 후 공동으로 형성한 '공동재산'으로, 부동산·예금·퇴직금·투자자산 등 모든 재산을 파악한 뒤 그중 분할 대상이 되는 자산을 추립니다. 혼인 전부터 보유했거나 부모로부터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혼인 기간이 길어질 경우, 특유재산이라도 관리 및 유지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결혼 전에 내 돈으로 산 집인데 왜 나눠줘야 하느냐", "부모님이 물려준 재산인데 왜 공동재산이 되느냐"는 논란은 이 지점에서 비롯됩니다.
#특유재산 #공동재산 #재산 목록 작성 #퇴직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산 목록이 확정되면 분할 비율이 결정됩니다. 법원은 재산 규모, 혼인 기간, 각자의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율을 정하며, 지급은 현금이나 부동산 명의이전, 퇴직금·연금 분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부부의 기여도가 비슷하게 평가되어 분할 비율이 5:5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혼 초반에는 주로 경제활동을 한 배우자의 기여도가 높게 인정되지만, 혼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사노동과 육아 등 비경제적 기여도 역시 함께 쌓이기 때문입니다.
#재산분할 비율 #혼인 기간

온라인상 ‘재산 방어’ 꿀팁들의 진실

사진=fnDB
사진=fnDB

배우자에게 공동명의를 해주면 무조건 손해를 본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재산분할은 재산의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즉, 부동산 명의가 단독이든 공동이든 혼인 기간 동안 배우자가 가사노동, 육아, 경제활동 등을 통해 해당 재산의 유지 및 증식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이 변호사는 "명의는 재산분할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장기간 혼인생활을 유지하며 배우자의 경제활동을 내조했다면, 특유재산이나 단독 명의 재산에 대해서도 30~50% 수준의 기여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독 명의를 유지한다고 해서 재산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명의 #부동산 명의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2025.05.20/사진=뉴시스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2025.05.20/사진=뉴시스

세 번 결혼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의 이혼 과정에서 자산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혼전계약서(혼인 전 부부재산에 관한 계약)' 덕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저서 '트럼프의 부자 되는 법'에서도 "반드시 혼전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도 혼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에서는 유명인들 사이에서 혼전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부부재산계약은 미국의 혼전계약서만큼 강력한 효력을 지니지 않습니다. 민법 제829조에 따르면 부부재산계약은 결혼 생활 중 재산의 관리와 소유 방식을 정하는 계약입니다. 그러나 '재산분할청구권'은 혼인관계가 종료된 후에 발생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권리를 결혼 전에 미리 포기하는 약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합니다.
#혼전계약서 #부부재산약정 #트럼프 혼전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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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비자금, 재산 기여 아냐" 대법 판단에…최태원 측 “법리오해 시정돼 다행"

"노태우 비자금, 재산 기여 아냐" 대법 판단에…최태원 측 “법리오해 시정돼 다행"

[파이낸셜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재산분할 액수를 다시 판단하라고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재산 기여로 인정한 항소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잘못됐다고 명확히 선언한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을 대리한 이재근 변호사는 16일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상고심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지난 항소심 판결에서의 여러 가지 법리 오해나 사실 오인 등 잘못이 시정될 수 있어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항소심 판결의 배경 내지 큰 이유로 작용했던 SK그룹이 노태우 정권의 불법 비자금이나 지원 등을 통해 성장했다는 부분에 대해 대법원이 명확하게 부부 공동재산의 기여로 인정하는 건 잘못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점으로 인한 일각의 억측이나 오해가 해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아직 재판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파기)환송 후 재판에서 원고는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재판의 핵심 쟁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오늘 대법원 판결 취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자세한 부분은 판결문을 상세히 본 뒤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날 두 사람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중 재산분할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 부분은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최대 쟁점이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에 대해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며 이를 노 관장의 재산 기여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다시 뒤집혀…"노태우 비자금 인정 못해"

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다시 뒤집혀…"노태우 비자금 인정 못해"

[파이낸셜뉴스] 8년간 끌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시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SK 측에 흘러 들어갔다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에 대해 '불법성'을 지적하며 법적 보호영역 밖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에서도 고려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재산분할 부분에 대해 파기환송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는지였다. 최 회장 측은 1994년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증여받은 2억8000만 원으로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현 SK C&C)을 취득해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해당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보고 제외했지만, 2심은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판단해 재산분할 산정에 반영했다.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나 상속·증여로 취득하게 된 재산으로,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혼인 기간이 길거나, 배우자가 특유재산 증식·유지에 기여한 경우 부부 공동재산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모친 김옥숙 여사의 메모와 어음 봉투를 근거로 노 전 대통령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선대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봤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기나 방식은 특정하지 못했지만, 이 돈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자금의 불법성을 지적하며 법의 보호영역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불법의 원인으로 인해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민법 746조를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노태우가 1991년경 최종현에게 300억 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다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노태우가 뇌물의 일부로서 거액의 돈을 사돈 혹은 자녀 부부에게 지원하고 이에 대해 함구함으로써 국가의 자금 추적과 추징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 관장 측은 노 전 대통령이 지원한 돈에 대해 '반환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분할에서의 기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대법원은 "불법성이 절연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노태우의 행위가 법적 보호가치가 없는 이상, 이를 재산분할에서 피고(노 관장)의 기여 내용으로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최 회장이 처분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재산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한 원심 판단에도 잘못이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201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에 SK C&C 주식을, 2018년 최종현 학술원과 친인척에게 SK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또 2012년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에 대한 증여, SK그룹 급여 반납 등으로 재산을 처분했다. 대법원은 "혼인 관계가 파탄된 이후 부부 일방이 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 없이 적극 재산을 처분했다면 해당 자산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봐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할 수 있다"면서도 "그 처분이 부부 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 형성·유지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존재하지 않는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법리를 새롭게 제시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재산 처분에 대해 "혼인관계 파탄일인 2019년 12월 이전에 이뤄졌고, 원고가 SK그룹 경영자로서 안정적인 기업 경영권 내지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혹은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행한 것"이라며 "원고 명의 SK 주식회사 주식을 비롯한 부부공동재산 유지 또는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자료 부분은 그대로 유지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위자료 액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 1988년 결혼했다. 그러다 최 회장이 2015년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18년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맞소송(반소)을 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 사실상 노 관장이 패소했다. 반면 2심은 노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해 재산분할 액수는 1조3808억원, 위자료는 20억원으로 높였다.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휴 헤프너의 31세 아내, 유산 못 받는다?.. 혼전 계약서

휴 헤프너의 31세 아내, 유산 못 받는다?.. 혼전 계약서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플레이보이' 창립자 휴 헤프너의 아내 크리스탈 해리스(31)가 유산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 US위클리는 헤프너와 해리스가 매우 엄격한 혼전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측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합의서 작성 당시 해리스는 상속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측근은 또 헤프너의 막대한 재산은 그의 자녀들과 서던 캘리포니아 필름스쿨, 각종 자선 단체 등에 전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53년 남성 잡지 '플레이보이'를 창간한 휴 헤프너는 이후 플레이보이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상당한 자산을 축적했다. 2013년 그의 자산은 대략 4300만 달러(약 492억원)로 추정됐다. 지난해 8월 플레이보이 맨션을 처분하며 번 1억 달러(약 1145억원)를 포함하면 금액은 더 커진다. 헤프너가 세 번째 재혼한 아내인 크리스탈 해리스는 1986년 생으로 올해 31세이다. 헤프너와 60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2012년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결혼했다. 헤프너는 1949년 밀드레드 윌리엄스와 결혼해 딸 크리스티 헤프너(64)와 아들 데이비드 헤프너(61)를 얻었으며, 이후 1989년엔 두 번째 부인인 킴벌리 콘래드와 재혼해 아들 마스턴 헤프너(27)와 쿠퍼 헤프너(26)를 낳았다. 헤프너는 28일 향년 91세로 자택에서 사망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이혼 대비책 1위 ‘혼전계약서’ 미혼자 82.6% '필요'

이혼 대비책 1위 ‘혼전계약서’ 미혼자 82.6% '필요'

국내 1위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미혼남녀 1000명(남성 503명, 여성 49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미혼남녀의 82.6%는 '혼전 계약'(53.1%)이나 '혼전 협의(약속)'(29.5%)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전혀 필요 없다'고 답한 사람은 17.4%였다. 연인간에 결혼 전 꼭 합의하고 싶은 사항은 '양가집안'(18.2%), '부부생활'(17.8%), '재산관리'(14.7%), '직장생활'(14.1%), '가사분담'(11%) 관련 수칙이 있었다. 남성은 '부부생활'(17.2%), '직장생활'(17%), '양가집안'(16.1%) 관련 수칙을 중시했다. 여성은 '양가집안'(20.2%), '부부생활'(18.4%), '재산관리'(14.2%) 관련 합의를 내세웠다. 미혼자는 '외도'(19.3%), '양가 가족과의 갈등'(15.9%), '경제적 무능력'(14.5%) 등을 대표적인 이혼 사유로 꼽았다. '도박'(10.2%)과 '가정폭력'(10.2%), '성격차이'(9.3%), '가정 소홀'(7.9%) 등의 답변도 있었다. 2014년 통계청이 발표한 기혼자의 이혼 사유와는 다른 결과다. 통계청 자료에서는 '성격 차이'(44.6%), '기타'(22.7%), '경제 문제'(11.3%), '배우자 부정'(7.4%) 순이었다. 미혼남녀는 이혼할 경우 '경제적 문제'(남 40.6%, 여 40.4%)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이어 '자녀 양육'(37.9%), '정신적 후유증'(14.2%) 등을 염두에 두었다. 이혼 대비 방법은 '혼전계약서 작성'(남 26%, 여 28.4%)을 주로 선택했다. 다음으로 남성은 '대비가 없다'(22.1%)와 '혼인신고 보류'(21.1%), 여성은 '비자금 마련'(18.3%)과 '자녀 출산 보류'(17.9%)를 많이 선택했다. 재혼 인식 조사에서는 남성의 재혼의사(60%)가 여성(43.1%)보다 매우 높게 나왔다. 성별 연령별 교차분석 결과, 남성은 전 연령에서 여성보다 재혼의사가 더 높았다. 남성의 재혼의사는 25~29세 68.2%, 30~34세 61.1%, 35~39세 54.5%, 여성은 각 50.5%, 46.9%, 35.4%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김아름 기자

혼전계약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필수 문서 [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쏭 상속·이혼']

혼전계약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필수 문서 [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쏭 상속·이혼']

[파이낸셜뉴스] 필자는 2012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가사단독 재판부, 가사비송단독 재판부, 가사신청단독 재판부, 가사합의 재판부, 가사비송합의 재판부 및 가사신청합의 재판부에서 재판장 및 배석판사로 근무하면서, 그리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22년 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가사합의 재판부, 가사신청합의 재판부, 가사비송합의 재판부, 가사항고 재판부 및 가사항소 재판부 재판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이혼 사건을 처리한 바 있으며 현재도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며 많은 이혼 소송을 수임하여 사건을 진행하고 있다. 오랜 재판 경험에 더하여 최근 변호사로서의 경험도 점점 쌓여가는바 오늘은 많은 예비 부부들이 궁금해하는 혼전계약의 유효 여부 및 그 효과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혼전계약에 대한 지대한 관심필자가 가정법원에 근무할 때부터 가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까지 주변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우리나라에서도 혼전계약이 유효합니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 같은 프리넙(prenuptial agreement)이 안된다면서요?”이다. 외국에서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이 이혼하면서 혼인 전 미리 작성한 혼전계약서 덕분에 자신의 특유재산을 지킬 수 있었다는 기사를 언급하는 분들도 많다. 특히 트럼프의 사례는 매우 유명한데 이혼을 거듭할 때마다 업그레이드된 프리넙을 작성하여 비지니스의 달인답게 여러 차례 이혼을 하면서도 자기 재산을 잘 지켜냈다고 한다. 심지어 두 번째 결혼 당시에는 ‘향후 이혼할 경우 자신을 소재로 한 인터뷰 금지, 책 출판 금지’까지 철저하게 미리 프리넙에 포함시켜 ‘프리넙의 제왕’이란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고 한다. 혼인 또는 재혼을 앞두고 있는 고액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예비부부들을 비롯해 연애 중인 젊은 사람들까지 우리나라에서 혼전계약의 효력을 묻는 이들은 많고 다양하다. 이미 이혼과 재산분할을 거치며 많은 재산을 분할해 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복잡하고 철저한 재산분할 과정 때문에 재혼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젊은 사람들 역시 ‘내가 왜 혼인 전에 이룬 재산을 상대방에게 분할해줘야 하냐’며 유효한 혼전계약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혼인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혼전계약의 유효성사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에서의 혼전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알고 있고, 나아가 일부 법률전문가들도 우리나라에서 혼전계약은 무효라고 얘기하고 다닌다. 그러나 혼인 전 당사자들끼리 자유 의사로 체결한 ‘혼전계약’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계약이라는 것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당사자 사이에 자유롭게 체결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계약의 목적이 범죄를 구성한다든지, 계약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이나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들이 아닌 한 혼전계약도 하나의 계약으로서 유효한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혼전계약 뿐만 아니라 혼인 중 부부간의 계약도 당연히 유효하다. 예전에는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 중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었다. 부부간에는 일시적인 애정이나 강압에 의해 진심이 아닌 의사표시가 많았기 때문에 혼인 중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 중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규정은 삭제된 바 있다. 즉 부부가 혼인 전에 한 계약이나 혼인 중에 체결한 계약이나 일반 계약법의 원리에 따라 유·무효가 결정되는 것이지 원칙적으로 무효라거나 무작정 취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 민법 제829조는 혼전계약이 당연히 가능함을 전제로 ‘부부재산의 약정과 그 변경’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혼전계약서에 재산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결혼 생활 중의 각자의 역할과 책임, 자녀 양육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급여의 귀속 문제나 가사 분담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을 포함시킬 수 있다. 혼전계약에 이렇게 구체적인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면 결혼 후 서로에 대한 기대를 명확히 할 수 있어 더욱 평화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에서 혼전계약이 효력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그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대법원 결정(2015스451) 때문이다. 위 결정은 “민법 제839조의2 재산분할청구권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논거로 삼고 있다. 사실 혼전계약을 체결하는 주된 목적이 혼인 전에 취득한 나의 고유재산, 즉 특유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혼전계약에 분할대상 재산을 제한하거나 일부 재산에 대해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혼전계약의 효용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위 대법원 결정에 따라 혼전계약에 포함된 이혼 후 재산분할에 관한 내용이 그대로 관철되기는 어렵겠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재산분할에 있어 기여도 판단이나 특유재산인지 공동재산인지 판단하는 중요한 참고자료는 될 수 있으므로 혼인 전이든 혼인 중이든 간에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계약이라면 체결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반 계약법의 원리에 따라 강요나 협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고, 진심이 아닌 의사표시는 무효가 되므로 만약 계약을 체결할 생각이면 둘 사이에 각서처럼 작성할 게 아니라 공증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일방의 강요나 협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작성된 것이라며 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혼전계약의 효과혼전계약은 향후 부부 간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할 수 있고, 부부간의 갈등이 구체화될 경우 훨씬 신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있다고 본다. 일반 법률관계에서도 서로가 기대하는 바가 다른데 문서로 명확히 규정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것이 좋다’며 서로 믿고 아무런 구체적인 약속도 없이 동업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결국 분쟁을 겪고 원수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혼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여 사랑과 신뢰가 부족하다고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혼전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서로의 재산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공유하는 것이 좋고 혼전계약이 불공정 법률행위에 해당될 경우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양측이 독립적인 법률 자문을 받은 후에 임하는 것이 좋다. 마치며사실 사견으로는 “재산분할청구권이란 것이 이혼이 되어야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전에 이를 미리 포기하는 약정은 그 효력이 없다”고 하는 판례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의문이다. 요즘 들어 혼인제도의 가치가 많이 변하고 있다. 또한 부부재산약정이 현실적으로 의미를 갖는 것은 전적으로 이혼할 때인 점, 다른 나라에서 부부재산약정의 대상에 이혼 시 재산분할을 제외하는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앞서 언급한 민법 제829조 부부재산약정에 이혼시 재산분할에 관한 내용도 포함시켜 정할 수 있다는 학자들의 견해도 많다. 실제로 젊은 부부들을 만나보면 미국식 프리넙 제도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최근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수의 남녀가 모두 결혼 전 각자의 재산을 지키는 의미의 혼전계약에 찬성하고 있다고 한다. 법과 판례는 결국 아주 천천히 변화된 세상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