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강유미의 '중년남미새' 영상이 업로드 6일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강유미는 지난 1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유미 yumi kang 좋아서 하는 채널'에 '중년남미새'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1월 16일 기준 183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의 댓글창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영상은 공개 직후 빠르게 확산되어 불과 사흘 만에 조회수 90만 회를 돌파했고, 1월 8일 기준 146만 회를 넘겼습니다. 댓글은 2만2,700여 개가 달렸습니다.
개그우먼 강유미가 연기한 '중년남미새' 영상 속 인물은 여성 직원에게는 "요망하다"며 날을 세우고, 남성 직원은 "아들 같다"며 안쓰러워한다. /강유미 유튜브 캡처
'남미새'는 '남자에 미친 XX'의 줄임말로, 남성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여성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표현입니다. 영상에서 강유미가 연기한 캐릭터는 외아들을 키우는 중년 여성 상사로, 명품 브랜드 로고가 눈에 띄는 차림에 허영심 강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는 여성 직원에 대해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올라간다더니 요망하다", "눈 웃음 살살 치면서 남자한테 일 미루는 스타일"이라며 험담합니다. 반면 남성 직원에 대해서는 "우리 아들 같아서 마음 쓰인다"며 안쓰러워하고, "딸은 감정기복 심하고 예민해서 갖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영상 말미에는 반전이 등장합니다. 앞서 '아들 같다'던 남성 직원의 허벅지를 보고 "돌덩이 같다"며 만지작거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는 단순히 '남미새'를 넘어 직장 내 성희롱 문제까지 건드리는 대목으로, 권력을 가진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성적 관심을 표현하는 위계 폭력의 전형적인 모습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강유미의 '중년남미새' 영상이 공유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들. /엑스·온라인 커뮤니티
강유미가 연기한 인물은 단순히 하나의 층위만 가진 것이 아닙니다. 보는 이에 따라 떠올리는 이미지가 다른 복합적인 인물입니다.
직장 여성들에게 이 캐릭터는 악몽 같은 상사 그 자체죠. 여성 부하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며 가혹한 태도로 대한 상사 밑에서 고통받았던 이들은 화면 속 모습에서 자신의 경험을 발견하고 분노합니다.
남성 앞에서만 태도가 180도 바뀌던 친구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온통 남자 이야기뿐이던 지인, 모든 관심이 남성에게만 쏠려 있던 인물로 인해 불편했던 기억이 스크린 속 캐릭터와 오버랩됩니다.
남성 직원만 편애하는 장면은 또 다른 상처를 건드립니다. 가정 내 성차별을 경험한 여성들은 자신을 차별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겹쳐 보며 오래된 원망이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영상 중 "우리 아들 다른 여자에게 어떻게 주지. 나쁜 시어머니 예약"이라는 대사는 '해로운 아들 엄마' 유형의 시어머니를 가진 기혼 여성에게 트라우마를 소환합니다.
'해로운 아들 엄마(Toxic Boy Mom)'는 아들을 남자친구처럼 대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로, 2~3년전부터 미국 등 해외에서 화제가 됐다. /유튜브
여기서undefined'해로운 아들 엄마(Toxic Boy Mom)'란 해외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생된 '아들을 연인처럼 대하는 여성'을 비판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아들 앞에서 과도한 노출과 스킨십을 하는 영상을 올리고, 아들이 결혼한 후에도 며느리에게 질투하며 소유욕을 드러내는 이들을 말하죠.
결국 '중년남미새'는 이 '해로운 아들 엄마'의 직장 버전인 셈입니다. 하나의 캐릭터가 직장 상사로, 어머니로, 시어머니로 여성의 각기 다른 트라우마를 자극하며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영상이 확산되자 댓글과 커뮤니티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먼저 긍정적 반응을 살펴보면, "주변에서 한 번쯤 본 인물이라 웃음이 난다", "강유미 관찰력은 여전히 무섭다", "현직 교육업계인데 실제로 저런 사례 많다"는 공감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회사에서 당했던 일이랑 너무 똑같아서 식은땀이 났다. 저런 상사들은 꼭 자기가 쿨한 줄 안다", "강유미는 인간 복사기 수준이다. 혐오스러운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실제 회사나 학교에서 본 사람 같다" "현실 고증이 너무 정확하다"는 공감이 이어졌습니다.
직장 여성들에게 이 캐릭터는 악몽 같은 상사 그 자체였습니다. 여성 부하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며 가혹한 태도로 대한 상사 밑에서 고통받았던 이들은 화면 속 모습에서 자신의 경험을 발견하고 분노했습니다. 남성 앞에서만 태도가 180도 바뀌던 친구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영상 속 대사를 일상에서 수없이 들어봤다", "이 정도면 현실 고증"이라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해당 영상이 '아들을 가진 여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맘카페에서는 "아들맘 저격하는 영상 불편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일부 맘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실제에서 본 적 없는 과장된 인물상", "남학생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간다", "남녀를 갈라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특정 집단을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시키는 느낌이다", "웃자고 보기엔 은근히 불쾌하다", "요즘 이런 캐릭터는 쉽게 갈라치기로 읽힌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논쟁이 번지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는 아들맘 특정 이미지로 조롱하는 것 아니냐", "이런 방식의 표현은 갈라치기를 부추긴다"는 등 불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 여성 시청자들은 "중년 여성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었다", "결국 피해자는 애꿎은 여성들"이라며 영상이 아들 둔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반응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캐릭터 때문에 모든 중년 여성들이 혐오 대상이 됐다"며 중년 여성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확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네티즌들은 "강유미의 영상이 중년 여성에 대한 혐오 조장 및 남녀 갈라치기와 혐오감을 부추긴다"며 콘텐츠의 방향성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강유미가 업로드한 '중년남미새' 영상 댓글창에는 수많은 10대 여학생들이 자신이 학교에서 겪은 성희롱 등 피해 경험담을 고백하는 댓글을 달았다. /강유미 유튜브
댓글창은 곧 10대 여학생들의 피해 성토의 장이 됐습니다. 해당 영상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학교에서 겪은 성희롱 등 피해 경험담을 잇달아 게재하면서 '학내 여혐'이 실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여공학 다니는 고등학생인데요.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대놓고 조롱하고 섹드립(음담패설) 치고 일베 드립 친다" "온갖 혐오와 성희롱적인 말 하는 남자애들이 반이에요. 제발 아들 교육 좀 똑바로 하세요" 등 반응이 나왔습니다.
"남자애들이 성적인 말을 농담처럼 한다" "여학생 사진을 몰래 찍어 공유한다" "문제 삼으면 오히려 괴롭힘이 더 심해진다"는 증언이 잇따랐고, 해당 댓글을 캡처한 이미지들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논쟁은 '풍자냐 조롱이냐'를 넘어 학내 여성혐오 문제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입니다. "아들 좀 잘 키워달라" 등의 글은 수천 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강유미의 '중년남미새' 영상에 대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시스템을 옹호하는 여성, 이른바 '명예 남성'에 대한 풍자를 통해 젊은 세대 여성이 겪는 문제적 상황을 꼬집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여성 혐오'를 조장한다는 주장은 과도하다고 평가합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혐오'를 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해당 영상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시스템을 옹호하는 여성, 이른바 '명예 남성'에 대한 풍자를 통해 젊은 세대 여성이 겪는 문제적 상황을 꼬집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평론가는 "'중년남미새'라는 표현이 바람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비판의 대상은 결국 중년 여성이 아닌 기성세대의 시스템"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가부장적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며 '내면화된 여성혐오' 태도를 보이는 중년 여성을 풍자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해당 영상이 중년 여성 개인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내면화된 성차별과 여성 혐오를 풍자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요즘 여학생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나는 아들에게 여자애들이 때리면 같이 때리라고 한다", "딸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 등의 발언이 실제 육아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