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품위 있는 죽음' 초고령시대의 존엄사

웰다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평화롭게 떠날수 있는 권리' 연명의료 거부에 대하여

초고령사회 '노년의 삶', 행복할까요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인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는 겁니다. 노인들의 삶은 모든 젊은이들의 미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노년의 삶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가 3년 주기로 발표하는 노인실태 조사로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 조사인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소득은 1558만원으로 월평균 130만원입니다. 74%는 생계를 위해 일합니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37%로 3명 중 1명인 셈입니다.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이 양호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절반은 질병에 시달린다는 얘기죠.
노인부부 둘이 살거나 노인 혼자 사는 비율은 78% 입니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은 12.8%뿐이였습니다. 자녀에게 기대고 싶지 않다는 의미겠죠. 노인 역시 삶의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활동을 꼽았습니다. 노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소득과 품위 있는 삶'이었습니다.
#초고령사회 #노인실태조사 #독거노인 #노인부부 #노인질병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는 중요하다. 노인들은 생계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뉴시스

자녀들로부터 가장 대접받는 부모가 '연금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부모가 빨리 죽어야 내 재산이 되지만 연금이 많으면 살아있는 동안 지원해주면서 사후 재산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거죠. 참 씁쓸한 농담입니다.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비율이 20.6%로 높아지면서 초고령사회로 들어섭니다. 길을 걷다가 5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을 만난다는 얘기죠.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수 있는 소득이 '빵'이라면,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게 '장미' 입니다. 의학 발달로 수명은 연장됐으나 자존감을 유지할 사회적 역할이 늘어났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왕성한 사회활동 후 '잉여인간'처럼 되버렸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장미'가 사라져버린 셈입니다.
#고령화시대 #일하는노인 #품위있는삶 #빵과장미 #연금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렇다면 노인들이 원하는 죽음은 어떤걸까요. 지난해 발표된 '2020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 '신체·정신적 고통 없는 죽음',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 '가족과 함께 맞는 임종'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오래 사는 것 자체는 '좋은 죽음'의 요건이 아닙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만 40~7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63.3%가 '가능한 한 오래 살다 죽는 것'을 좋은 죽음이 아니라고 답했답니다.
수명 자체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고통이 없는 것, 가족 등 주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는 것 등이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꼽힌다는거죠.
그러나 실제로 맞이하는 죽음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숨진 사람들의 장소 통계가 있습니다. 병·의원과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경우가 74.8%, 주택은 16.5% 입니다. 1998년 주택 내 사망자 비율이 60.5%, 의료기관은 28.5%였던 것과 비교하면 25년 만에 뒤바뀐 양상입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6.8%로 평균치를 웃돕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삶을 마무리 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게 대부분의 죽음입니다.
#초고령사회 #웰다잉 #노인 #좋은죽음 #임종

연명치료와 '웰다잉'.. 공존하기 힘든 두갈래 길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마지막 거처는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병원입니다. 병원 내 사망 중에서도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를 받다 맞이하는 죽음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중환자실은 '소생 가능성이 있는' 급성 중증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존 확률이 높지 않은 노인이나 말기 환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의료기구를 달고 생명만 유지하는 곳이 됐습니다.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는 환자를 매우 괴롭게 하는 연명의료 장치입니다. 호스가 목구멍을 타고 기도까지 삽입된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환자에게는 진정제를 투여해 오히려 자발호흡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고령자에게 행하는 심폐소생술(CPR)도 마찬가지 입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심정지를 일으키더라도 사전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의료진은 CPR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갈비뼈가 으스러지고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죠. 맥이 돌아온다 해도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고, 그대로 사망한다면 마지막 모습은 처참해집니다.
병실에서 24시간 울리는 기계음, 늘 켜져 있는 조명에 숙면하지 못하고 악몽을 꾸기도 하며, 같은 병실에 있는 다른 환자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애초에 말기 질환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까지 이같은 치료를 가하는게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에 입원한 한 할아버지 /뉴스1

요양병원도 자칫하면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이뤄지기 쉬운 공간입니다. 알츠하이머 등 회복 가능성이 없는 질병을 앓거나 말기질환 등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기본적인 의료조치만 받으며 머무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의 뜻이 맞아 연명의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감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이나 수혈 등 조치로 생명만 유지하기도 합니다. 음식물을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길 우려가 있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콧줄'이라 불리는 튜브를 위까지 삽입해 유동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의식조차 없이 누워만 있는 환자도 이런 식으로 생명을 이어갑니다.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킨 의학발달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입니다.
#웰다잉 #연명치료 #요양병원 #심폐소생술 #고령화시대

우리나라에는 안락사와 관련한 두개의 판결이 있습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김할머니 사건입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은 술에 취한 남편이 넘어져 머리를 다치자 병원비를 걱정한 부인이 퇴원시킨 사건입니다. 남편은 당시 자발호흡은 불가능했지만 의식은 회복하는 추세였습니다.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뗄경우 사망할 것이 뻔했죠. 그러나 부인은 난폭했던 남편이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까지 주는게 걱정돼 퇴원을 요구합니다. 의료진은 아내에게 퇴원후 피해자가 숨질 경우 법적 책임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퇴원조치합니다. 환자는 퇴원후 인공호흡기를 떼고 5분만에 사망합니다.
의료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살인방조죄냐 아니냐를 놓고 대법원까지 법정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살인방조'로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 이후 병원들은 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퇴원 요구도 거절하게 됐습니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서울 보라매병원 /뉴시스

이후 2008년 '김할머니 사건'으로 존엄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합니다.
김할머니 사건은 '존엄사 허용'이 논점이었던 첫 판례입니다. 김할머니는 폐암 조직검사후 과다출혈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집니다. 병원에서는 호흡만 하면 생명연장에는 무리가 없다며 연명치료를 이어가자 자녀들은 과잉진료라며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승소합니다. 김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200여일을 연명한 후 사망합니다.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 고령의 환자가 인명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신체침해 행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합니다. 당시 대법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 단계에 이른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합니다. 이 사건은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한 첫 판례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존엄사 #안락사 #보라매병원 #김할머니사건 #연명치료 #연명의료중단 #상인방조죄

'김할머니 사건'은 한국사회에 존엄사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웰다잉'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뜻합니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일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죠.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이 바로 '웰다잉' 입니다.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2017년 당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행 기관에서 사용된 연명의료계획서. /뉴스1

지난해 6월 의사조력 자살을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형법상 자살방조죄의 예외를 두는 법안이어서 윤리적 논란 소지가 크고 호스피스 등 인프라도 아직 충분치 않아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도록 한 법입니다. 2016년 국회를 통과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관한 의사를 남기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라면, 환자의 의향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146만474명입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연명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연명치료 #연명의료거부 #웰다잉 #김할머니사건 #존엄사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사진가 성남훈의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작품 중 하나 /뉴시스

법의 테두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연명의료결정법'이 갈 길은 멉니다. 호스피스를 비롯한 의료돌봄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임종 단계에서만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법 조항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칩니다.

의학적 치료로도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호스피스가 큰 대안입니다. 호스피스는 '죽음에 이르는 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죽음이 예상되는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정신적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호스피스의 역할이죠. 가족들과 삶을 정리하고,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도록 신체적·심리적 측면으로 지원합니다.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호스피스 서비스 만족도는 매년 90%대를 유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법적으로 호스피스 대상이 되는 질병은 암·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만성 간경화·만성 호흡부전 5가지로 제한돼 있습니다. 호스피스센터가 있는 곳은 전국에 88곳, 병상 수도 1478개 뿐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원해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명의료 #연명의료중단 #호스피스 #말기암 #초고령사회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사람은 존귀하게 태어난 생명이다. 인간의 판단으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존엄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명은 존엄하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종교계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의료계 또한 안락사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 국가가 극히 일부인데다 우리 사회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입니다.
존엄사에 대한 국민들의 설문조사는 여러갈래의 결과가 나옵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용이나 범죄에 악용할 우려와, 생명경시 풍조 만연이 꼽힙니다. 안락사 합법화 설문조사에서는 76%가 찬성하는 결과 또한 공존합니다.
크게 보면 타인에 의해 생명이 끊어진다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사망이 임박하다고 판정한 질병이 오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를 선택할 수 없듯 죽음 또한 마찬가지라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존엄사라는 단어 자체도 사실상 자살의 한 부분이며 과연 이것이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갑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나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 앞에 우리는 얼마나 존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쉽게 대답을 찾기 힘든 질문입니다.
#생명존중 #존엄사 #안락사 #종교계반대 #안락사합법화 #조력자살

'자연스러운 죽음' 존엄사를 선택한 사람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책 '조화로운 삶' / 출판사 보리)

'곡기를 끊다'라는 표현이 있죠. 한국사회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일때 표현하는 관용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표현을 그대로 실천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주의 학자가 있습니다. 스콧 니어링입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탄한 삶을 살다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가정도 해체되죠. 그때 신념이 맞는 평생의 반려자 헬렌 니어링를 만납니다. 둘은 '적게 소유하는 조화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하루의 절반은 일하고, 하루의 절반은 명상과 독서로 여생을 보냈죠. 생이 끝나는 날까지 일하는 삶을 표방했습니다. 그리고 100세가 되었을 때, 그는 남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깨닫는 어느 날 곡기를 끊습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여정의 시작이었죠. 그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친구들과 삶을 마무리 짓고 싶어 했습니다. '곡기를 끊음'으로써 그는 자신의 삶과 마무리를 결정 지었고, 원하는 대로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스콧니어링 #조화로운삶 #존엄사 #헬렌니어링 #자연스러운죽음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히노하라 시게아키 /연합뉴스

행복한 장수비결로 유명한 일본의 의사가 있죠. 1911년 태어나 2017년 숨을 거둔 일본의 히노하라 시게아키입니다.
그는 105세가 될 때까지 현역의사로 활동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집필하고, 음악회 지휘자로도 활동했답니다.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무섭다.······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 살아 있으니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105세가 되었어도 미처 모르는 자신이 많아서 가슴이 설렌다"고. 일하는 삶을 찬양했던 히노하라 박사는 105세가 될때까지 건강한 삶을 살다 폐렴에 걸리자 연명을 위한 치료를 거부합니다. 영양 공급 튜브줄을 다는 대신 집에서 요양하다 가족들 품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히노하라시게아키 #105세의사 #일본최고령의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기 104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자로 103세가 될때까지 생태학 논문을 편집한 식물학자이자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입니다.
구달 박사는 104세의 어느 날, 홀로 집에 있다가 낙상을 하고 맙니다. 고령의 낙상으로 구달은 앉아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더이상 자신의 집에서 지낼 수 없게 된 구달은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야 했습니다. 더는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 그가 선택한 것은 안락사였습니다.
2018년 구달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구달은 생애 마지막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으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죽음은,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삶과 죽음에 큰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수천개의 생각과 논란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104세의 거동 불편한 노인의 남은 생애가 타인의 도움 없이는 밥 한끼조차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만은 명징합니다.
#데이비드구달 #존엄사 #연명의료거부 #노인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 /AP연합뉴스

장 뤽 고다르와 알랭 들롱은 영화판을 뒤흔든 세기의 남자들입니다. 장 뤽 고다르는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하면서 프랑스 영화사의 새 물결 '누벨바그' 시대를 이끈 장본인입니다. 그가 올해 9월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불치성 질환으로 더이상 정상적으로 살 수 없게 되자 스위스에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습니다.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도 안락사를 결정했죠. 그는 지난해 1월 아내를 췌장암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아내 또한 안락사를 결정하였으나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힘겨운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그는 지금 스위스에 거주하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스위스 #장뤽고다르 #알랭드롱 #안락사 #존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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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노인 98% "71세까지 일하고 싶다"

60세 이상 노인 98% "71세까지 일하고 싶다"

【 수원=장충식 기자】 전국 60세 이상 노인 노동자의 97.6%가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4월 전국 60세 이상 일하는 노인 500명을 설문 조사한 내용을 담은 '증가하는 노인 노동, 일하는 노인의 권리에 주목할 때'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일을 하는 노인 노동자 대다수(97.6%)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이 가운데 46.3%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 38.1%는 '돈이 필요해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일하기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71세까지'였다. 특히 전체 63%는 은퇴 전과 비교해 자신의 현재 생산성이 같거나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일자리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항으로는 고용 안정성 22.8%, 일의 양과 시간대 21.4%, 임금수준 17.8% 순으로, 과거 취업 경험과의 연관성이나 출퇴근 편리성 등 일자리 특성과 관련한 사항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했다. 일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낮은 임금 24.2%, 신체적 어려움 17.4%, 연령차별 14.1% 등을 주로 꼽았다. 필요한 정책적 노력으로 연령차별 없는 고용체계(29.6%), 노인 친화적 근무환경 조성(24.5%), 수준과 경력에 맞는 일자리 연계(21.5%) 순으로 주문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2021년 8월)를 보면 전국 60세 이상 인구 1269만명 중 노인 경제활동인구는 577만명(경제활동참가율 45.5%)이다. 일하는 노인의 경우 영세사업장(4명 이하)에서 일하는 비율이 57.5%에 달하고 임시직 및 일용직에서 일하는 비율도 33.2%로 높게 나타나 일자리 질과 고용 안정성이 좋지 않았다. 노인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67.4만원으로 전체 임금근로자(273.4만원) 대비 약 100만원이 낮고, 노인 임시직(101.3만원)과 일용직의 임금(145.8만원)은 노인 상용직(244.8만원)의 절반 이하로 나타나 종사상 지위에 따른 임금격차가 컸다. 이에 연구원은 노인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추진전략으로 △노인 친화적 근로환경 조성을 위한 노인 노동력 활용 기준에 관한 조례 제정 △노인 일자리정책 세분화 △노인 노동조합 활성화 △노후소득보장정책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윤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부당한 대우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며 "노인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근무환경의 즉각적인 개선을 위해 노인 노동자 고용 및 활용 기준에 관한 지역별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일하는 노인' 늘어…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소득, 5년간 84%↑

'일하는 노인' 늘어…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소득, 5년간 84%↑

'일하는 노인' 늘어…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소득, 5년간 84%↑ 진선미 "생계비 마련 위해 일하는 고령층 많아…안전망 마련해야" 0 고령층 (CG)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PCM20190111000203990_P4.jpg Y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일하는 노인'이 늘면서 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소득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연령별 소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0세 이상 고령층 중 근로소득을 신고한 인원은 246만9천명, 이들의 근로소득은 70조2천416억원이었다. 2016년엔 155만2천명이 38조1천783억원을 신고한 것과 비교하면 5년간 근로소득이 84.0% 증가했다. 근로소득, 연금소득, 이자소득, 사업소득 등 소득을 합산한 통합소득도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2016년 234만3천명이 64조4천202억원의 통합소득을 신고했고, 2020년에는 372만6천명이 112조3천726억원을 신고했다. 통합소득 증가율은 5년간 74.4%였다. 고령층 통합소득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59.3%에서 2020년 62.5%로 증가했다. 진 의원은 통계청의 2022년 고령자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고령층 상대적 빈곤율이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라고 밝혔다. 그는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심각한 수준이며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하는 고령층이 많다"며 "노인 복지 정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데 내년 예산안에서 고령층 버팀목인 노인 일자리 분야 예산을 많이 축소한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할 수 있는 노인의 일자리를 늘리고 근로 능력이 부족한 노인에게는 필요한 지원을 마련해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 [그래픽] 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소득 현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email protected]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그래픽] 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소득 현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연령별 소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0세 이상 고령층 중 근로소득을 신고한 인원은 246만9천명, 이들의 근로소득은 70조2천416억원이었다. [email protected]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GYH2022102400060004400_P2.jpg N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독거노인 159만명...열명 중 셋 "위기시 도움받을 곳 없다"

독거노인 159만명...열명 중 셋 "위기시 도움받을 곳 없다"

[파이낸셜뉴스] 독거노인이 지난해 159만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3명은 위기상황에도 도움받을 곳이 없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0'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은 2020년 19.6%다. 2000년 16.0%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다. 65세 이상 독거노인수는 2000년 54만3787명에서 2020년 158만9371명으로 증가했다. 위기상황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2019년 27.7%로 10명 중 3명 정도는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없었다. 다만 사회적 고립도는 2009년 31.8%에서 2013년 32.9%로 약간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mail protected] 김용훈 기자

재정 안정이냐, 노후소득 보장이냐… 갈림길에 선 연금개혁 [정상균의 깊이읽기]

재정 안정이냐, 노후소득 보장이냐… 갈림길에 선 연금개혁 [정상균의 깊이읽기]

국민연금은 앞으로 17년 후(2039년) 적자가 난다. 이어 16년 후(2055년) 고갈된다. 1990년생이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65세가 되는 시기다. 믿고 싶지 않으나 수차례 재정 추계를 근거로 사실이다. 이마저도 더 앞당겨질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인구(15~64세) 역전 등의 추세는 현실이다. 연금은 이해관계자가 전 국민이다. 사회적 합의가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연금 개혁은 연금을 성실히 내고 있는 현 세대들에겐 불편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 세대는 미래 세대의 부양을 받아야 한다. 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세대의 부담은 더 커진다. 부담을 나눠져야 한다. ■국민연금의 슬픈 현실 국민연금의 민낯을 직시하자. 국민연금 재정은 2055년 바닥난다.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4~5%의 적자가 지속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0~2090년 국민연금 장기 재정전망 결과다. 앞서 2018년 제4차 재정 추계때 적립금 소진 시점(2057년)보다 2년 빨라진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낸 것보다 더 받는' 구조다. 현재 보험료율은 9%, 24년째 같다. 가입자가 내는 돈이다. 보험료는 가입자의 기준 소득월액에 보험료율(9%)을 곱해서 정한다. 이것이 '너무 낮다'는 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적이다. OECD 평균 보험료율(18.3%)의 절반 수준으로 실질적인 노후 보장이 안된다는 것이다. OECD는 지난 9월 한국 연금제도 검토보고서에서 &quot;한국이 목표 소득대체율 40%를 달성하기 위해 현행보다 기여율을 배 이상 높여야 한다&quot;고 분석했다. 소득대체율(현재 43%)은 노후에 받는 돈을 말한다. 다시 말해 국민연금 가입자의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급여 비중이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당시 70%(40년 가입 기준)였다. 1998년 1차 연금개혁 때 60%로 낮아졌다. 10년 후인 2008년 2차 연금개혁에서 50%로 낮춰졌다. 이후 매년 0.5%포인트(p)씩 낮아져 2028년 40%가 된다. 1년에 1%p씩 낮아진 셈이다. 2022년 현재 명목 소득대체율은 43%. 국민연금 가입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월 4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는 얘기다. 그것도 40년 가입 만기 조건이다. 실질 소득대체율은 이보다 절반 정도 낮은 24.3% 수준. 실제 손에 쥐는 국민연금이 작아 노후 생계자금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22년 현재 만 62세다. 내년은 만 63세.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지는데 2033년 이후엔 65세가 돼야 연금을 받는다. 국민연금 공표통계(국민연금공단)를 보면 6월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는 총 604만명(일시금 수급자 제외). 이 가운데 노령연금(10년 이상 가입자가 노후에 받는 일반적인 국민연금) 수급자가 507만명이다. 평균(월 57만8892원) 아래인 20만∼40만원의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199만명으로 가장 많다.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14.3%)의 2.8배에 달했다(OECD 37개국 대상 조사). 올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5%다. 고령사회(65세이상 14%)다. 3년 뒤인 2025년엔 초고령사회에 진입(65세 이상 비중 20%)한다. 세계 최고 속도다. 이런 초고령화, 저출산(올해 1~8월 출생아 17만명, 6월 기준 합계출산율 0.75명)이 계속되면 2060년엔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이 125명을 부양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현재는 가입자 100명이 20명의 수급자를 부양한다. 일하는 세대는 급격히 줄고 노인은 늘고 오래 산다는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연금의 시계'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반인 2018년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마다 해야 하는 재정추계다. 추계 결과를 토대로 시행착오 끝에 네 가지 개편안(보험료율&middot;소득대체율 등 모수 조정)을 냈다. ①현행 유지 ②현행 유지-기초연금 인상(40만원) ③소득대체율 상향(45%)-보험료율 인상(2031년까지 12%) ④소득대체율 상향(50%)-보험료율 인상(2036년까지 13%)이다.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에 국민 불만은 컸다. 재계&middot;노동계도 반대&middot;번복했다. 사회적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개혁은 동력을 잃었고 없던 일로 끝나버렸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모두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을 중&middot;소폭 개편했다. 적극적 연금개혁론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quot;역대 정부 중에 연금개혁을 안 한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유일하다. 욕 듣는 것이 싫어서 개혁을 회피했다&quot;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연금 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큰소리친 것에 비하면 힘을 못 쓰고 있다. 여야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지난달 말에야 늑장 출범했다. 위원회를 당초 대통령 직속을 두려는 것을 바꾼 것이다. 산하에 민간자문위원회(전문가 구성)는 최근 꾸려졌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재정안정 강조), 김연명 중앙대 교수(노후소득 보장 강조)가 자문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자문위가 연금 개편안을 제안한다. 시한은 내년 4월까지다. 이보다 한 달 앞서 내년 3월까지 정부는 제5차 국민연금 재정 추계를 끝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국감에서 &quot;내년 10월까지 국민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quot;고 했다. 재정추계 패턴상 5차때 연금 고갈 시점이 1~3년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투트랙 개혁, 모수 조정-구조 개편 연금 개혁은 크게 두 갈래다. ①접근이 용이한 모수(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수급개시 연령, 가입 연령 등) 조정 ②기초연금과 동시에 공적연금의 틀을 바꾸는 구조 개편(재구조화)이다. 국회 연금특위는 ①, ②를 함께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①은 재정 균형을 맞추는 게 초점이다. 간단한 일 같지만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즉각적이다. 사회적 합의 도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다만 재정 안정성 지속 측면에선 불확실성이 많다. 최병호 전 서울시립대 교수는 &quot;점진적 모수개혁을 한다 해도 터질 폭탄을 지연시킬 뿐&quot;이라고 했다. 여야의 의견도 갈린다. 정부&middot;여당(국민의힘)이 보험료율 인상-소득대체율 인하 쪽이라면 야당(더불어민주당)은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동시 인상 쪽이다. ②는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middot;공무원연금&middot;사학연금&middot;군인연금)과 기초연금의 구조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 저성장 경제 고착 등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해 지속가능한 연금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①과 ②를 관통하는 대형 변수가 있다. 기초연금(현행 소득 하위 70% 월 30만원)이다. 노후 생계 보장 목적인 국민연금은 저소득 노인 안전망인 기초연금과 같은 고리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개혁에서 기초연금의 구조개편이 수반해야 한다. 형평성과 재정 건전성, 노인빈곤 심화 등 여러 문제 때문이다. 야당은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모두에게 월 40만원으로 인상하자고 주장한다. 여당도 최근 40만원 인상에 동의하면서 대상을 하위 70%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게 현재까지 상황이다.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이 확정되면 10조~20조원에 육박하는 재원(세금)이 더 필요하다. OECD는 윤석열 정부에 &quot;한국의 연금제도 개혁이 시급하다&quot;면서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비례 중심으로 개편(소득대체율&middot;기여율 확대, 수급개시연령 상향, 의무 납입 연령 연장)할 것을 권고했다. 또 △국민연금 개혁을 전제로 기초연금 대상을 줄이고 취약노인에 더 높은 액수를 지급하는 방안 △국민&middot;공무원&middot;사학&middot;군인연금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한국 연금제도 검토보고서, 9월). 어떤 개혁이 최선책일까. 전문가들의 방안도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재정 안정을 중요시하느냐 노후소득 보장을 최우선 하느냐다. 연금 개혁 방안 몇 가지를 들여다보자. 국책연구기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에 낸 '공적연금 재구조화방안 연구'에서 정해식 연구위원은 기초연금 단계적 축소-보충소득보장제도(GIS) 도입을 제안했다. 기초연금은 2023년 65세가 되는 세대부터 소득하위 60%로 대상을 낮춰 축소한다(이후 2년마다 2038년까지 하향, 2039년부터 30%로 하향). 대신에 보충소득보장제도를 도입(2023년 소득하위 40%에 30만원 지급, 2054년까지 하위 20%로 하향, 지급액은 물가상승률 반영)해 저소득 노인을 두텁게 보호하자는 게 핵심이다.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2025년 45%까지)과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2022년 11%로 인상, 2028년 14%, 2038년 18.0%, 2048년 21%, 2053년 22.5% 유지). 정 연구위원은 &quot;(이렇게 모수를 조정하면) 기금 소진이 2073년으로 17년 늦춰진다&quot;고 했다. 이용하 보건사회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을 강화하고 국민연금을 내는 만큼 받는 적립 방식으로 축소 전환하자고 제안한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현재 43%→25%)을 낮추고 소득재분배 역할을 하는 균등 부분(A값, 전체 가입자의 현재 평균 소득)을 폐지하는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 없이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을 2079년으로 늦출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의 생각이다. 기초연금은 확대한다. '국민기초연금'으로 명칭을 바꾸고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되 40만원으로 확대한다. 소득 상위 30% 중 국민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를 지급 대상에 추가한다. 축소된 국민연금과 국민기초연금 수급액(A값의 15%)을 합하면 소득대체율 40%가 보장된다. 다만 연금 가입의욕 저하, 국고 부담 증가, 중소득층 보장성 약화 등의 단점이 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적 연금제도를 통합 운영해 '동일연금제도'로 개혁하자고 주장한다. 국민연금&middot;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의 지급&middot;부담 기준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자금을 통합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으로 이원화해 당분간 유지하는 조건이다. 윤 연구위원은 한 칼럼에서 &quot;제도와 재정 통합이 아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동일하게 지급하되 공무원&middot;사립학교 교직원이 추가 부담하는 보험료만큼만 재정 불안정을 초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가 지급한다면 무리 없는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quot;고 했다. 그는 &quot;군 특수성을 고려해 수급 연령 등의 예외 조항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군인연금도 통합 운영에 포함해야 한다&quot;고 했다. 올해 6조원에 달하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재정적자를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한다(2021~2025 국가재정운용계획). 김용하 교수는 보험료율 인상(2042년까지 17%)-소득대체율 유지(2028년까지 40%)를 주장한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국민의힘 연찬회 강연(연금개혁 쟁점과 방향)에서 &quot;연금보험료율(현행 9%)을 단계적으로 17%까지 인상하고 연금지급 개시 연령을 65세에서 68세로 늦춰야 한다&quot;고 주장했다. 보험료율을 앞으로 20년간 5년마다 2%p씩 올리면 17%가 된다. OECD 회원국 중 공적연금에 의무 가입하는 34개 국가의 평균 보험료율은 18.3%다. 그는 &quot;보험료율을 17%까지 올려야 부과 방식(기금 적립 없이 그해 거둔 보험료를 바로 연금으로 주는 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현재의 적립 방식으로 유지할 수 있다&quot;고 했다. 김연명 교수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 칼럼에서 &quot;심각한 노인 빈곤과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초연금 확대는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기초연금 확대는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국민연금을 강화하지 않으면 기초연금 확대는 한계에 부딪힌다&quot;고 했다. 주은선 경기대 교수도 유력한 정부안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초연금 인상+국민연금 삭감' 방안에 대해 &quot;연금개혁의 원칙&middot;방향에서 가장 많이 벗어나 있다&quot;며 반대 입장이다. 주 교수는 현행 기초연금을 유지하며 보충적소득보장(GIS)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11월 14일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불신의 악순환 '연금 정치' 연금 개혁이 시급한 동인(動因)은 명확하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동력은 약화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반 최저 20%대 지지율로 하락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주도의 개혁은 공전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4월 총선도 있다. 정치인들이 표심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연금개혁엔 뒷전이고 기초연금 인상에 주력하는 정치권을 두고 &quot;여&middot;야 불문하고 국민 혈세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쌈짓돈 정도로 생각&quot;한다는 쓴소리(윤석명 연구위원 칼럼)에 공감한다. 연금을 낼 국민들의 살림도 위축되고 있다. 내년 우리 경제는 1%대 저성장이 확실시된다. 고금리&middot;고물가로 실질 소득은 더 떨어지고 있다.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관건은 국민 설득이다. 국민들은 연금개혁을 늦춰선 안되는 이유를 알고 있다.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연금 개혁은 실패한다. 특히 연금 개혁과 같은 민감하고 복잡한 이슈는 정보 비대칭의 문제가 크다. 전문가 위주의 밀실 논의, 형식적인 공론화, 정치적 타협이 우려되는 이유다. 기금 고갈의 과도한 공포 조성은 사회적 논의를 왜곡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세금으로 쌓아올린 '포퓰리즘 현금 복지'에도 국민들의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 사회적 합의 과정이 중요하다. 정년 연장, 고령 근로자 계속 고용 인센티브 등과 같은 연관 이슈도 함께 풀어가야 한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경제에디터

[100세 인간] ① 초고령사회 임박…'노인 1천만명' 시대

[100세 인간] ① 초고령사회 임박…'노인 1천만명' 시대

[100세 인간] ① 초고령사회 임박…'노인 1천만명' 시대 2025년 노인 인구 약 20.6%…가파른 증가세 지속 "돌봄의 대상에서 삶의 주체로…인식 전환 절실" 0 삼계탕 드시는 노인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05083700055_03_i_P4.jpg Y [※ 편집자 주 =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노인층의 핵으로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18년 14.4%로 '고령 사회'에 들어선 데 이어 2025년 20.6%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00세 이상 역시 1990년 459명에서 2020년 5천581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수명이 점점 길어져 노인 세대가 주류가 되는 '고령 국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사는 노인에게 돈과 건강만이 문제일까? 지금이 청년층을 비롯한 세대 갈등, 외로움과고독, 가족·사회와 분리되는 소외 등을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 국가가 들여다보아야 할 시점이다. 연합뉴스는 노인이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한 삶을 위해 개인과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15편에 걸쳐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자고 한다] 0 연령별 인구 [통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통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KR20220805083700055_04_i_P4.jpg N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홍시여, 잊지 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는 것을"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하이쿠(짧은 시)다. 젊음이 영원할 것 같지만, 늙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01년 65세 이상 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 14.4%로 '고령사회'로, 2025년 20.6%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길을 걷다가 5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을 만난다는 얘기다. 현재 870여만명인 노인이 3년 후 1천만 명을 돌파하는 것이다. 이는 700여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노인층의 핵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0 100세 이상 인구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PCM20210223000031990_P4.jpg N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로, 14∼20%는 고령사회로,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한국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17년이 걸렸다. 하지만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넘어가는 데는 불과 7년밖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특히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로는 2060년 65세 이상은 43.9%에 달할 정도로 노인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서구 선진국들은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각각 154년, 79년, 75년이 걸렸다. 일본은 그 소요 기간이 36년으로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다. 한국은 이런 일본을 추월해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넘어가는 데 24년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2020년 10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는 5천581명(여성 4천731명, 남성 850명)으로 1990년 459명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2067년에는 12만6천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100세 시대를 실감하는 대목이다. 0 노인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05083700055_06_i_P4.jpg N 의료서비스와 공적연금 등으로 최소한의 '무병·유전 장수'가 실현되더라도 노년의 삶이 쓸모없는 것으로 평가받는 사회적 분위기라면 장수는 오히려 '고통'일 수 있다.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빵과 장미다. 즉 '최소한의 생존권'과 '인간의 존엄'을 얻을 때 개인은 스스로 자유롭고 가치 있는 존재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박수진 전주 안골노인복지관 관장은 "무기력하고 사회적 부담인 잉여 인간으로서 노인은 자식이나 국가로부터 돌봄을 받는 '늙은이'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복지관의 많은 노인은 공동체 일을 함께하며 후배들과 삶의 지혜를 나누고 그 속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해숙 전 인천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은퇴자 대부분은 처음에는 '자유를 만끽하며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취미와 여가 생활에 전념한다. 하지만, 그런 생활은 얼마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과 가정을 돌보는 것 외에 차츰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한다"며 "부자 노인이든 가난한 노인이든 그들은 인생의 선배로서, 한 시민으로서 이웃과 연대하며 '장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0 빵과 장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AKR20220805083700055_07_i_P4.jpg N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