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쫓기며 사는 한국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8 04:51

수정 2014.11.07 13:38


우리 국민은 하루 24시간 가운데 일과 가사,이동 등 의무활동에 평균 8시간42분,잠과 식사 그리고 외출준비 등 필수활동에 10시간18분,여가활동에 5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생활시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잠자는 시간이 7시간47분,식사 1시간33분,외출준비 58분이며 서울 지역의 임금근로자의 출퇴근에 소비되는 시간은 1시간20분이다. 여가활동 5시간 가운데 TV시청에 2시간47분(평일)을 소비하고 있는 반면 사회봉사에는 겨우 6분을 할애하고 있으며 5%만이 자기계발을 위해 하루 10분이상 공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기 때문에 최근 10년 또는 5년간의 ‘생활시간’ 변화 추이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루 24시간 가운데43%를 필수활동에,36%를 의무활동에,21%는 여가활동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인의 생활이 외견상 상당히 안정돼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질적인 문제로 접어들면 여전히 구조적 면을 비롯하여 계층간,세대간에 상당한 갭이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장기의 청소년(고교생)이 하루 평균 10시간7분이나 공부를 해야하는 현실,공무원까지 확대해 실시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주5일 근무가 5%선에 머물고 있다는 점,4명중 1명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점,전체 취업자의 3.8%가 부업을 갖고 있다는 점,취침시간이 젊은 세대일수록 자정을 넘긴 늦은 시간이라는 점,그리고 여가시간의 절반 이상을 TV 시청에 할애하고 있다는 점등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고작 1시간33분에 불과한 하루 세끼 식사시간으로는 가족,직장동료간의 ‘식탁 대화’를 가질 수 없으며 이는 가족간의 유대가 그만큼 느슨해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보아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현상은 우리가 극복하지 않으면 안될 문제점이며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은 생활의 여유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 여유를 가지면 같은 생활을 하더라도 더 이상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될 것이며 그만큼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유는 여가시간의 다양한 활용으로 통해 창출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따라 질높은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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