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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하나 연내 합병 ´삐걱´…美 칼라일 ˝투자이익 보장 없다˝관망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9 05:31

수정 2014.11.07 11:44


급물살을 타고 오던 은행간 합병작업이 은행경영진의 노조설득 작업과 맞물려 외견상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나·한미은행 합병은 ‘국민+주택’ 합병 추이를 지켜보는 한미은행 외국인 대주주때문에 다소 늦어져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주택은행’ 합병은 이미 주주들의 동의가 있기 때문에 두 은행장들의 선언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두 은행의 합병선언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환은행의 한빛은행 주도 금융지주회사 편입문제도 노사문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코메르츠방크측의 유보적 자세때문에 지체되고 있다.


◇‘국민·주택’,‘한빛·외환’ 물밑 움직임=국민·주택은행은 김상훈 행장과 김정태 행장은 물론 전 임원과 일부 부서장들을 동원해 노조 집행부와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9일 “하루 이틀에 설득이 완전히 되겠느냐”고 말해 설득작업이 아직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두 우량은행간 합병은 사실상 두 은행장의 리더십과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노조를 완전히 시간을 끌어도 노조를 완전히 설득하지 못한다면 합병 선언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정부는 두 은행의 대주주로서 행장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합병 선언이 연내 나올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코메르츠방크는 지주회사 편입에 반대하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하나’에 소극적인 칼라일그룹=또다른 우량은행간 자율 합병인 ‘한미·하나은행 합병’은 한미은행 대주주인 미국 칼라일그룹이 합병협상에서 발을 빼고 주판알만 굴리고 있어 지연되고 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19일 “칼라일측을 설득하고 있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당장 협상을 시작해도 기존 협상이 워낙 초보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연내 합병선언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하나은행 관계자도 “협상의 칼자루를 쥔 칼라일측과 현재 일체의 협상이 단절된 상태”라며 “당분간 칼라일측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칼라일측이 하나은행과의 합병협상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이유는 투자이익이 쉽게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칼라일은 한미은행 주식을 주당 6800원에 사들였지만 18일 현재 한미은행 주가는 5600원에 머물고 있다.반면 하나은행 주가는 6400원.따라서 1대1 합병을 하더라도 칼라일은 약간의 투자손실을 보게 된다.

◇‘한미·주택’이 더 좋다=한미은행이 하나은행이 아닌 주택은행이나 국민은행과 합병하면 칼라일에 더 큰 투자이익이 돌아온다.
한미은행은 주가가 자신보다 5배나 높은 주택은행(18일 2만8050원)과 합병하더라도 합병비율만큼은 5대1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국민은행(15500원)과는 주가차이가 2.8배여서 주택은행과 합병할 때보다는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칼라일측은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성사여부를 최종 확인할 때까지는 하나은행과의 합병협상을 계속 보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 kyk@fnnews.com 김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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