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만리장성 넘는 한국중기]②대적덕유한공사…원단수입처 다국화 시도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3 05:35

수정 2014.11.07 16:52


【중국 칭다오=박찬흥기자】청도 국제공항에서 불과 1.5㎞거리에 위치한 칭다오 공업단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동안 산 하나 볼 수 없는 광활한 대지위의 칭다오 공단은 회색빛 공장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공단 중심가에서 동북쪽끝에 조용히 둥지를 튼 청도 대적덕유한공사. 이 회사를 들어서면 박동하는 심장처럼 기계소리부터 귓가에 들어온다. 귀금속받침대인 ‘주얼리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대적덕유한공사는 한국기업이 가장 많은 칭다오에서 주목받는 중소기업이다.

지난 97년 중국에 진출한 이 회사는 현지 근로자 270명의 ‘대륙 공장’으로는 작은 규모. 그러나 품질경쟁력과 마케팅력은 글로벌 수준의 ‘작은 거인’과 같은 기업이다. 다이아몬드·에메랄드처럼 화려한 보석을 장식하는 주얼리 디스플레이는 디자인과 품질이 생명이다. 이 회사 제품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의 메이시백화점을 비롯,이탈리아·프랑스 백화점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비결은 글로벌 소싱과 마케팅에 있다. 중국은 과거 죽(竹)의 장막속에 갇힌 고립국가가 아닌 오대양 육대주의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국제시장으로 변했다. 이러한 점을 십분 활용했다.

세계적인 주얼리 디스플레이 업체는 최근 2∼3년동안 중국에 가장 많이 몰렸다. 미국 케이스빌사 등 이름값을 하는 기업들이 대륙에서 ‘군웅할거’하자 가까이서 이들의 경영방식을 배웠다. 제품 원단 수입처를 다국화하고 국제적인 마케팅기법을 눈여겨보면서 글로벌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먼저 글로벌 소싱을 위해 한국에서 수입하던 원단을 일본?인도 등의 제품으로 바꿨다. 일본산은 가격이 비싸지만 품질이 뛰어나고 인도산은 한국산과 품질이 비슷해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일류기업들이 구사하는 경영방식인 원단 수입처의 다국화를 통한 글로벌 소싱을 시도한 것이다.

또 미국·유럽 기업처럼 주얼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선호하는 고정 수출국가를 벗어나 제 3세계로 판로를 확대하는 글로벌 마케팅 기법을 펼쳤다. 수출규모가 큰 미주·아시아권만 고집하지 않고 러시아?동유럽 등 미개척 국가를 선택하면서 수출판로를 넓혔다.
결국 글로벌 소싱?마케팅 경영을 중국 진출 선진기업들과 함께 펼치면서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진출 초기 70만달러에 불과한 수출규모를 지난해 200만달러로 늘린데 이어 올해는 2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병태 대적덕유한공사 총경리는 “한국에서 회사를 경영할 때만해도 우물안 개구리 같았다”며 “중국 특성상 국제화 속도도 빠른 점을 감안,향후 글로벌 경영에 전력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pch785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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