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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기업 투자 동향]수출·시설투자 ´IT편중´심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1 05:40

수정 2014.11.07 16:29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과 시설투자가 정보통신(IT)부문에 몰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1일 발표한 ‘기업시설투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인터넷 확산에 따른 정보화 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경기침체 중에서도 선택과 집중의 경영이라는 측면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칫 구조적인 불안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LG경제연구원은 이러한 편중투자가 우리의 일부 품목에 집중된 수출구조와 함께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출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바로 정보통신(IT)부문의 수출부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4분기까지 평균 26.0%의 증가율을 보이던 수출증가율이 10월이후 급격히 줄어 12월에는 1.4%까지 하락했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경기가 둔화될 경우 미국시장으로의 직접적인 수출이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통한 간접적인 무역전염효과로 아시아시장으로의 반도체와 컴퓨터 부품 수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수출의 IT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IT산업 침체는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는 분석이다.


IT관련 품목들은 외환위기 회복과정에서 기록적인 수출성장을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 96년이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지난 99년과 2000년에 각각 10.8%,27.6%의 성장을 기록했다. 컴퓨터와 부분품의 수출은 지난 99년 103.1%의 폭발적인 수출신장을 보였고 지난해에도 29.8%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휴대폰)의 경우 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97년부터 지난해까지 30%이상의 수출성장을 보였고 특히 99년에는 102.8%의 기록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며 수출과 경제성장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에따라 IT상품의 수출비중은 지난 98년 20.6%에서 2000년 9월에는 30.5%까지 증가해 불과 2년사이에 10%포인트 가까이 수출비중이 늘었다. 우리 수출구조가 일부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IT산업의 경기하락이 있을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반도체와 컴퓨터 두 품목의 수출기여도는 2000년 11월들어 3·4분기까지의 평균대비 11.9%포인트가 하락해 IT상품의 수출둔화가 전체 수출둔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우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은 3∼5% 수준으로 하락하고 경제성장률은 4.2∼4.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경기의 둔화로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은 무리한 시설투자보다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제품경쟁력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aji@fnnews.com 안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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