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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출자총액 현황’]‘문어발 경영’ 근절 안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7.25 06:31

수정 2014.11.07 13:22


국민의 정부들어 지난 3년반 동안 강도높은 재벌개혁에도 불구하고 재벌의 소유·경영구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3.3%의 지분만을 가진 총수 1인이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사실상 그룹 전체 지분의 45.0%를 장악,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등 왜곡된 소유·지배구조는 지속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가 선단식 경영, 가공의 자본을 만들어내는 뻥튀기 식 경영의 밑바탕이라고 보고 올해부터 부활된 출자총액제한제를 통해 출자한도초과분을 강력히 해소해나갈 방침이다.

◇여전한 문어발식 확장=30대 재벌의 ‘순자산 대비 출자비율’이 35.6%로 지난해(32.9%)보다 오히려 늘어났고, 계열사 수 및 평균영위업종 수가 각각 80개와 0.4개 증가해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자총액 증가가 주로 유상증자(41.2%) 형태로 이뤄져 대기업들이 여전히 실질적인 자기자본 증가 없이 부채비율을 낮추는 동시에 부실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구조조정을 저해하고 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그룹별로는 상위 5대그룹의 출자총액 증가율은 5.8%인데 비해 6∼30대 그룹은 21.1%를 기록했다.


◇악화된 소유지배구조=문어발식 확장과 함께 한국식 재벌의 2대 특징인 ‘총수 1인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졌다.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30대그룹 총수(동일인)의 지분율은 97년 3.7%, 98년 3.1%, 99년 2.0%, 지난해 1.5%로 계속 하락추세를 보였으나 올해들어 3.3%로 1.8%포인트 늘어났다. 총수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계열사의 지분을 합친 내부지분율도 지난해 43.4%에서 올해 45.0%로 상승했다. 재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선단식 경영’의 여전함이 엿보인다.

또 30대 그룹 비상장회사의 내부지분율은 64.8%로 상장회사(31.7%)보다 거의 배 가량 높았다.

기업공개비율(회사 수 기준)도 22.1%로 지난해의 25.6%보다 오히려 낮아져 30대그룹 소속 624개 회사 가운데 4분의 3 가량(486개사)이 총수·총수관련자 등 소수주주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도초과 출자금액 어떻게 해소되나=대기업 집단의 선단식 경영을 막기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지난 98년 폐지됐다가 최근 순환출자가 급증하자 올해 4월부터 재도입됐다. 이 제도로 각각의 기업은 다른 기업에 대한 출자금액이 순자산의 25%를 넘을 수 없다.


초과액의 상장주식비율이 45%, 취득가 대비 시가가 84%인 점을 감안하면 많게는 4조원이 주식매각 및 순자산 증가(당기순이익·유상증자 등)로 해소될 것으로 공정위는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는 증권시장을 통한 매각대금은 2조∼4조원 정도여서 출자총액한도 초과액 해소가 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정위는 해소시한내에 한도초과출자분을 해소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법절차에 따라 의결권행사 금지, 주식매각 명령, 과징금 부과 등 시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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