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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이 높은 분양가 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7.31 06:33

수정 2014.11.07 13:17


아파트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가 구성요소 외에 인근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책정함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주변 아파트의 프리미엄까지 분양가에 포함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설업계는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20평형대 소형 아파트 분양물량이 거의 없는 반면 고가인 대형아파트 위주로 공급,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분양가’는 실제보다 훨씬 높다.

◇대형업체 분양가 상승 주도=삼성물산,LG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은 막강한 그룹 이미지를 내세워 프리미엄이 붙은 주변시세에 육박하는 높은 분양가를 책정, 분양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또 일부 업체의 분양가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주변 아파트의 매매가 이상으로 높다.

오는 2003년 4월 입주 예정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LG한강빌리지는 평당 분양가 평균이 1500만원선으로 앞서 분양한 금호리버캐슬(평당 900만∼1000만원)보다 500만∼600만원 이상 비싸다.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인근의 동부 센트레빌의 평당 매매가인 1200만원보다도 300만원이 높다. 93평형은 평당분양가가 2600만원이나 된다.
오는 2003년 5월 입주예정인 서초구 서초동 삼성래미안의 34평형의 평당 분양가도 716만원으로 인근 같은 평형의 경남 이오빌 600만원보다 110만원 이상 비싸다.

또 서울시 5차 동시분양에서 705대 1의 기록적인 청약경쟁률을 보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 33평의 평당 분양가는 733만원으로 오는 8월 입주예정인 대우3차의 평당분양가 714만원보다 20만원 가량 비싸다. 그러나 인근 같은 평형의 매매가가 2억4000만∼2억6000만원(평당 매매가 727만∼787만원)선에 형성돼 있어 삼성래미안의 평당 분양가는 인근 시세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이다. 여기에다 문정 삼성래미안의 일반분양분이 비인기층인 1·2층으로 가격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실질 분양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분양가 책정에 대한 의문=건설사에 따르면 분양가는 평당 200만∼300만원의 공사비와 분양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토지가, 그외 각종 사업비, 회사 이윤으로 구성된다. 통계청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가변동률은 지난 98년에 전년대비 16.25% 하락한 이후 지난 99년과 2000년 각각 전년에 비해 2.66%, 0.05%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 5∼7%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금융비용 등 사업비 인상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3년간 40%가 넘는 분양가 상승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웃돈을 분양가 결정때 반영시켜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자들은 프리미엄을 건설사에게 빼앗기는 꼴이 된다.

S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인근 매매가가 분양가 책정의 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이럴 경우 분양 후 프리미엄 폭이 대폭 줄어들 소지가 있다”고 털어놨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인 부동산 114의 김희선 상무는 “주변 시세를 반영해 책정된 높은 분양가는 인근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또다시 주변 분양가 기준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 등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 웃돈 감소=일반 수요자와 건설업체가 나눠 갖던 시세 차익이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비싸게 분양하면서 대부분 건설사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에는 미분양분에 따르는 금융비용 손실부분까지도 사업비 명목으로 포함돼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분양가 할인이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각종 혜택이 이미 최초 분양가에 책정돼 있다는 주장이다.

◇업체 해명=대형건설업체들은 첨단 주방가전용품,실내장식 등 내부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과정에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마감재 고급화가 공사비 상승 요인이지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견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분양가 자율화 후 늘어난 고급 마감재 사용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 점은 인정되나 비용상승에 절대적이진 않다”며 “마감재 원가 이상의 마진이 분양가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주택재개발컨설팅의 홍희성 이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서울시의 용적률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짐에 따라 시공사들이 수익감소를 벌충하고 개발이익을 맞추는 과정에서 분양가 상승이 수반된 것”으로 분석했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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