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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유화 처리 이제부터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대상 1호로 지목돼 왔던 현대석유화학 처리문제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유화 주채권단은 지난달 28일 전체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LG화학·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과 지난 1월말 체결한 지분매각 계약을 최종 승인했다.

채권정리 계획과 관련 제2금융권 및 일부 투신사들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이 예상됐으나 사실상 의결권의 키를 쥐고 있던 자산관리공사가 주채권 은행안에 동의함에 따라 안건이 가결됐다.

이로서 현대유화는 지난 98년 DJ정부의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빅딜정책 추진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5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현대유화 매각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채권단, LG화학, 호남유화 등 관계자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특히 “언론이 협상과정을 너무 자세히 보도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채권단에게도 화해의 악수를 청하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 이는 현대유화의 새 주인이 될 LG화학 호남유화측이 곱씹어 볼 문제다.

현재 현대유화의 핵심 인재들은 경쟁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일선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도 비즈니스를 LG 호남 체제로 편입된 이후 미루는 ‘모럴 헤저드 현상’마저도 감지되고 있다.

또 남아 있는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왜 발생했을까. 먼저 LG·호남은 인수가 확정됐으니 이제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좀 천천히 생각하자며 긴장을 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여부 심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후속작업을 벌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LG·호남은 합병 후 고용승계, 급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비전을 제시해 현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일이 시급하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시작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