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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시론] 허브항의 중요성과 한국의 전략 / 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동북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가 성장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는 그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새 정부도 우리나라의 물류 중심지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중심지화를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로 정하였다.

동북아 물류중심지화란 동북아 지역에 물류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우리가 흡수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부가가치 흡수효과가 크고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컨테이너 항만서비스의 개발, 즉 허브항만화는 물류중심화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허브항만은 기본적으로 많은 물동량을 취급하는 항만이다. 동시에 자국의 화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수출입화물인 환적화물까지 처리하여야 허브항만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다롄에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로 수출되는 컨테이너를 다롄에서 부산까지는 소형선박으로 수송하고 부산에서 대형선박으로 옮겨 실어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수송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허브항만의 환적컨테이너 비율은 매우 높다. 부산항은 세계 3위의 컨테이너항만이고 환적컨테이너의 비율도 40%가 넘으므로 이미 동북아의 허브항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허브항만 정책의 핵심은 환적화물의 유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동북아물류 이끌 허브항만

환적항만은 일반적으로 대형선사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항만 배후지역의 수출입물동량, 항만이용요율, 항만시설, 생산성, 연계 수송망, 안정된 노사관계 등이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된다. 또한 항상 주변의 다른 항만과 비교 검토하여 환적항만을 좋은 조건의 항만으로 바꾸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 위치한 항만간에는 치열한 허브항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적컨테이너는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최근 5년간 연평균 29%씩 증가하여 작년에는 420만TEU(TEU는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로서 길이가 20피트인 컨테이너 1개를 뜻함)를 처리하였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의 36%에 달하였다. 현재 정부는 2011년에는 1300만TEU의 환적컨테이너를 처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항과 광양항에서 처리되는 환적컨테이너는 대부분 중국과 일본의 컨테이너로 그중에서도 톈진, 칭다오, 다롄 등 북중국 컨테이너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북중국 항만에 대형 컨테이너선박이 기항하려면 며칠이 더 소요되고 아직은 많은 대형선박이 직접 기항하기에는 물동량이 충분하지 못하며 항만의 조건도 제약이 있어 부산항 및 광양항을 환적항만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북중국 물동량이 증대되면 이들 항만에 대형선박의 직기항이 증대되어 우리나라 항만이용 환적물동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주변항만과의 환적화물 유치 경쟁과 북중국 항만의 직기항 증대라는 두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렇다고 허브항만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허브항만을 포기하면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물류비와 수송기간의 증가로 수출입 경쟁력이 떨어져 국가 전체적으로 커다란 경제적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외국 화물주선업체 유치해야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은 관련업체간의 이해관계 정립이다. 즉, 대형선사에 전용터미널을 부여하고, 중국 및 일본의 항만운영자에게 터미널운영권을 부여하며, 중국의 대형 화물주선업체를 유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업체들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게 되면 운영수익의 극대화를 위하여 우리나라 항만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게 된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로 말레이시아의 탄중펠레파스항 개발 사례를 들 수 있다. 탄중펠레파스항의 개발에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시랜드사가 30%의 지분으로 참여, 싱가포르항에서 탄중펠레파스항으로 기항지를 변경해 개장 3년만인 작년에는 세계 21위의 컨테이너항으로 266만TEU를 처리하였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정립되면 안정적으로 환적화물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업체의 유치는 쉬운 일이 아니나 우리나라는 컨테이너 주항로 상에 위치해 있고 수출입 물량이 많아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선사에 제공해 대형선사가 우리나라에 전용터미널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추진중인 컨테이너항만의 조기개발과 환적항 결정주체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이해관계의 선점화를 정립하여야 안정적인 허브항만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