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다임러 합작 위기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7 09:40

수정 2014.11.07 16:45


이라크전쟁, 북한핵문제, 사스사태 등의 고비를 넘긴 ‘한국경제호’가 노동계의 ‘연쇄파업’ 움직임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일련의 강성노조의 집단행동과 앞으로 예고되고 있는 노·정간의 갈등이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계획마저 무산시킬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합작법인 출범이 노사간 의견조정이 안돼 불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노조는 지난 16일 대의원총회에서 쟁의행위를 결의해 가뜩이나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하투(夏鬪)’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노조는 7월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오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27일 산별노조 전환을 결정하는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노조는 금속연맹 가입 등 산적한 현안에 따라 다임러와 합작법인 출범협상을 상당기간 미룰 전망이어서 전주 상용차합작공장 설립이 최대위기를 맞게 됐다.

미국 3대 자동차회사인 다임러는 파업으로 합작법인 출범이 지연될 경우 4억유로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대만으로 돌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는 물론, 정부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액의 외자유치 및 고용창출 효과를 위해 최악의 사태인 총파업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산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업체인 인텔이 ‘강성 노조’를 의식, 한국투자를 기피한데 이어 다임러크라이슬러마저 투자계획을 포기한다면 커다란 ‘국익 손실’로 이어져 우리 경제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뜨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관련, 김동진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회장 겸 현대차 사장, 김뇌명 기아차 사장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 사장단은 18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권기홍 노동부장관과 간담회를 갖는다.

사장단은 이날 권장관을 만나 주40시간 근로제 법안의 조속한 입법화에 힘써줄 것을 요청하고,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합작법인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사장단이 노조 문제로 노동부장관을 직접 면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특히 IMF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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