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신한-조흥 시너지 가능할까] 인적통합 쉽지않을 듯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2 09:42

수정 2014.11.07 16:37


은행 파업이라는 사태를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의 합병은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의 결합이라는 최적의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 문화 통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흥은행은 금융계에서 기업금융에 한발 앞선 은행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와는 달리 신한은행은 ‘깐깐함’을 무기로 소매금융시장에서 확고부동한 ‘강자’임을 자부해왔다.

한 시중은행 임원이 “두 은행간 합병은 최고의 조합”이라며 “향후 합병은행 출범시 규모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다른 은행들을 압도할 만한 능력을 지니게 됐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두 은행의 배경을 염두에 둔 것이다.

더욱이 조흥은행의 최대 강점인 ‘저원가성 예금’이라는 수익모델과 신한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합쳐질 경우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소매금융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이 대등합병, 핵심사업 중복으로 인해 합병 3년을 맞고 있는 지금도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따라 기업문화를 포함한 인적자원의 융화문제가 향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에 가장 큰 복병이 될 전망이다.
과거 주택·국민, 한일·상업, 하나·서울은행 합병 등 그동안 성사됐던 은행합병 사례에서 봐도 가장 어렵고 더디게 진행된 것이 ‘직원간 인화’ 문제였다.

더욱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사이에는 과거 ‘조흥은행 직원 빼가기’로 깊은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어 인적·문화적 통합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직원들의 문화는 마치 선이 굵은 현대그룹과 세밀한 삼성그룹의 그것을 연상시킨다”며 “융화가 잘되면 최고의 효과를 내겠지만 융합작업은 그만큼 어렵고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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