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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귀국-98년 대우]방만한 차입경영…금융권 대혼란



오랜 침묵을 깨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드디어 돌아왔다. 김 전 회장 귀국에 재계는 물론이고 정계, 법조계 등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한 때 한국경제를 대표하고 세계경영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인’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계기로 분식회계·해외자금유출 등의 부정을 저지르면서 현재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김 전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대우사태의 재평가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본지는 1998년 대우그룹의 유동성위기와 분식회계 촉발 등 대우사태 전말과 향후 방향에 대해 긴급 진단해본다.

◇대우그룹의 위기=지난 98년 대우그룹은 총 자산 77조원, 매출 62조원에 국외법인 396개, 국내 계열사 41개를 거느린 재계 순위 2위 기업이었다. ‘세계경영’을 목표로 90년대 중반 이후 분식처리된 회계장부의 매출과 이익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외형을 부풀린 결과였다.

외환위기 초기 대우그룹은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보다는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금융차입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이는 수익성 악화, 신용등급하락, 차입금리 상승 등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됐다.

급기야 대우그룹은 98년12월 41개 계열사를 10개로 감축하는 구조조정 세부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때 대우그룹은 ㈜대우의 수영만 부지 매각 등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과 대우중공업 매각 등 구조조정 혁신방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또한 대우그룹은 김 회장 전 재산 등 총 10조1000억원의 자산 담보제공을 통한 유동성 위기극복 방안을 발표했지만 한빛, 조흥은행 등 채권은행이 참여하는 대우 구조조정 전담팀이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

◇금융시장 일대 혼란=대우와 채권은행단, 정부까지 나서 대우그룹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대우채 사태로 투신권의 대규모 환매사태가 발생하고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BBB 등급 이하의 채권 금리가 크게 치솟았다. 대우채 사태는 99년 7월이 정점이었다. 7월22일 대우 채권은행단은 대우로부터 받은 담보물 제공 및 처분권을 받아 부채 만기를 6개월 간 연장하고 신규자금을 지원했다.

대우그룹 6대 채권은행은 19일부터 대우그룹 미결제 어음 상환용으로 2조5000억원의 콜자금을 긴급 지원키로 결정했다.

보험,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은 투신사가 대우에서 새로 발행하는 무보증채권을 구입하면 공사채형 수익증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 대우채권을 상품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으나 투신사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환매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공적자금 투입=금융권의 지원에도 불구, 결국 자산관리공사(KAMCO)는 99년 8월 대우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 이후 총 여섯차례에 걸처 12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 대우계열사 부실채권 35조6000억원을 인수했다.

KAMCO는 인수채권 중 지난해 6월말까지 변제계획회수 3조5000억원, 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CRV) 매각 6000억원 등 총 4조9000억원을 정리하고 3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 대우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기면서 22조9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금융 기관에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한 공적자금은 17조원에 이른다. 즉 대우채 인수나 경영위기에 몰린 은행을 살리는 데 무려 29조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된 셈이다.

◇대우계열사 지분 매각이 최대 관건=올 해 KAMCO의 가장 큰 업무는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 지분 매각이다. KAMCO가 보유 중인 대우인터내셔널 지분은 36.2%, 대우건설 지분은 45.33%다.

KAMCO는 김우중 전 대우 회장과 대우인터내셔널이 제공한 교보생명 지분 35%도 보유하고 있고 연내에 이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또 참여연대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3건의 형사재판과 소액주주 등이 제기한 40여건의 손해배상소송에 직간접적으로 걸려있다.

이처럼 99년 ‘대우 충격’의 파고는 5∼6년이 흘러도 여전하다. 이에 대우사태는 김우중 전회장 귀국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