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fn 이슈리포트]은행 돈 ‘쏠림’ 여전…불안한 환매 ‘진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7.03 15:15

수정 2014.11.06 03:32



머니마켓펀드(MMF) 익일입금제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법인의 경우 MMF에 자금을 맡길 때 다음날 입금한 것으로 처리돼 기존보다 하루치 이자를 손해보게 된다. 투자금이 예수금 계정을 거쳐 MMF에 들어가고 하루치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기존 MMF에 비해 불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중순부터 단기 자금시장에 난기류 현상이 나타났다. 6월 콜금리 인상과 맞물려 대규모 자금을 MMF로 운용하는 법인들이 익일입금제 시행을 앞두고 자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유동성 부족으로 시장가로 환매에 대응하면서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MMF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다소 진정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시장불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결국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급감하는 MMF 수탁고

3일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78조1263억원까지 증가했던 MMF 수탁고는 이후 급속하게 빠지면서 지난달 29일 현재 58조9935억원으로 주저 앉았다. 특히 지난달 23일 이후 13조원이 넘게 급감하는 등 5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2조6000억원이 넘게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전체 펀드수탁액의 비중 역시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달 1일 펀드수탁액 200조6381억원 가운데 73조9725억원으로 35.8%에 달하던 MMF 비중은 지난달 29일 현재 30%로, 한달 만에 6%포인트나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주식형펀드(18.4%→20.3%)나 혼합형펀드(22.5%→24.4%), 채권형펀드(23.3%→25.3%) 등은 모두 늘어나면서 대조를 보였다.

지난달 1일 이후 29일까지 운용사별 감소 규모는 CJ자산운용이 2조743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랜드마크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도 각각 2조736억원과 2조37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한투신운용 역시 1조원이 넘는 MMF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특히 마이다스에셋의 경우 지난달 1일 1조8347억원의 MMF 수탁고 가운데 96%인 1조7662억원이 빠져나가면서 685억원밖에 남지 않았다.

■MMF 자금 어디로

익일입금제를 우려해 MMF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일단 단기 채권형펀드로 MMF 자금의 일부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30조4790억원이던 단기 채권형펀드 수탁고는 지난달 29일 현재 32조9297억원으로 MMF 수탁고 이탈 조짐을 보이던 초기에 비해 2조4507억원이 늘어났다.

그러나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리는 곳은 시중은행의 단기금융상품인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국민·우리·하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MMDA 잔액은 지난달에 비해 약 4조7000억원 늘어난 49조8000억원로 나타났다. 특히 MMF 대량환매가 본격화한 지난 26일 이후 1조원이 넘는 시중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돼 월말 기준으로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진표 연구원은 “최근 단기성 결제자금은 MMF에서 MMDA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MMF의 자금이탈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은행은 법인들이 자금을 MMDA에 맡길 경우 본부 특별우대금리로 0.2∼0.5%포인트를 추가해 주고 있으며 기업은행도 최근 MMDA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하는 등 은행마다 대규모 MMF 이탈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잇단 대규모 환매, 왜

익일입금제에 따른 불안심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익일입금제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향후 유동성이 우려되는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이탈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업계는 ‘익일입금제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9월 법인세 납부요인에다 CD금리 급등 등 단기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도 MMF 자금이탈의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익일입금제는 임시 미래가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시간이 단기일수록 수익률 하락효과가 나타나 MMF의 상대적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도 우려로 꼽히고 있다. 즉 MMF의 특징인 수시입출금과 고금리라는 상대적 메리트가 그만큼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익일입금제를 도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시행을 늦춰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수익률 경쟁에만 치중해 무분별하게 MMF 자금을 유치해 온 책임이 크다는 것이 기본적인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익일입금제 시행으로 이자율이 떨어져서 법인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내년 3월 말 익일입금제가 개인에까지 확대되면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이탈 언제까지

일단 자금이탈이 진정되고 난 후 빠져나갔던 자금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기금리가 오르자 MMF 수익률과의 괴리율이 벌어지는 약점이 노출됐지만 증권업협회가 법인전용 보완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수익률 보전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초단기 자금 이외에는 MMF 실현수익률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자금 유출이 더 이상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한투자증권 이병렬 채권팀장은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불안감으로 MMF의 자금이탈이 많았지만 여전히 MMF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고 자금이 특별히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시장이 안정되면 되돌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 채권부 문병식 과장은 “MMF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진정되더라도 콜금리 인상 우려감을 바탕으로 한 단기금리 상승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MMF의 자금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hs@fnnews.com 신현상기자

※용어설명

■MMF와 익일입금제

머니마켓펀드(MMF)는 현금성 자산이자 만기 30일 이내의 초단기금융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고객 자금으로 펀드를 만든 다음 만기 1년 이내인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초단기 채권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은행의 보통예금처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해 회사나 개인 고객이 단기자금을 운용할 때 주로 이용한다. 지난 1996년 9월부터 허용됐으며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어 소액자금을 운용하는 개인투자자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무 때나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이번 경우처럼 환매(중도 인출) 요구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시장이 요동치게 된다.

일익입금제는 익일매수제라고도 불린다. 법인들은 이달부터 시행 대상이 되지만 개인의 경우엔 내년 3월22일부터 적용된다.
가입시 당일 기준가가 아닌 익일 기준가를 적용하는 제도로 호재 확인 후 장 막판에 가입해 수익을 얻는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법인 투자자들은 하루 만큼 단기자금 운용수익을 잃게 되고 입금일은 예수금 계정을 잡은 후 다음 날은 MMF 매입으로 다시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하루치 이자를 만회해 주기 위해 한국증권업협회는 각 증권사에서 들어온 법인 MMF 매수대기자금을 당일 증권금융에 예치해 수익자예수금으로 운용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을 통해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보완방안을 마련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