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원·엔 환율 추락, 수출전선 비상등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1 16:44

수정 2014.11.13 16:55


지난 주말 원·엔 환율이 종가기준 9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770원 선을 하회하면서 세계 수출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는 국내 주요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일본 엔화 약세를 그다지 우려하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원·엔 환율 하락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경우 수출 둔화의 영향으로 당초 한은이 예측한 올해의 성장률 4.4% 달성조차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9일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4.10원 떨어진 769.90원으로 마감됐다. 종가기준 원·엔 환율이 76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97년 10월24일 762.60원 이후 9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원·엔 환율은 장중 770원 선이 무너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770원 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급기야 종가 기준 770원 선을 하회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 원·엔 환율이 속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중단될 듯한 조짐이 보일 경우 점진적인 하락세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으로 수출되는 한국 제품의 엔화표시 단가의 상승으로 대일 수출이 감소하고 동시에 대일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일본 이외의 국가에 대한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원·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인 지난해 반도체의 경우 일본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수출 단가를 10∼20% 인하하면서 수출물량이 연초 대비 30∼40% 증가한 반면 한국은 수출가격이 5∼10% 인하에 그치면서 수출물량은 10∼20%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원·엔 환율 하락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경우 당초 예측한 올해 성장률 4.4% 달성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 수준이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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