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귀 뚫고 10∼20년 지났는데 감염·육아종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22 15:51

수정 2014.11.04 21:21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김광중)가 비전문인의 피부미용 시술로 인한 부작용 척결에 나섰다.

김광중 이사장은 22일 “최근 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미용 시술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덩달아 무면허 시술자의 불법행위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피부학회는 무면허, 비의료인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20∼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 59차 추계학술대회에서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 사례’를 특집으로 다뤘다.

■급증하는 필러(보형물) 부작용

박모씨(63·여)는 최근 이마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부어올라 피부과를 찾았다.

이물 육아종이 발생한 것. 박씨는 50년 전에 비 의료인에게 실리콘을 주입한 적이 적이 있었다. 15년 전에도 알 수 없는 이물질을 주입했다. 오래 전에 미용을 목적으로 맞은 주사로 인한 부작용이 이제서야 나타난 것이다.

지난 2005년 비의료인으로부터 얼굴에 콜라겐을 주입한 최모씨(56·여)는 살갗 밑에 비정상적인 딱딱한 조직이 생겨 얼굴 위로 솟아나 병원을 찾았다.

두 환자의 피부에 부작용이 발생한 것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비전문인이 시술한 ‘필러’ 때문이다. 무면허 미용업자에 의한 필러 부작용은 주로 피부 조직에 이물이 있을 때 발생하는 ‘이물 육아종’이다. 이는 염증성 종양의 일종이다.

식약청에서 허가 받은 필러제형을 사용하는 전문의도 항상 필러 성분을 꼼꼼히 살펴본다. 잘못된 성분이 들어있는 필러를 사용하면 이물 육아종 형성, 알레르기 반응, 감염, 결절 형성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술 전에 반드시 필러 성분에 대한 기본지식을 확인하고, 시술 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 하지만 무면허 시술업자들은 전문지식이나 사전 고지 없이 함부로 필러를 시술해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다.

■입술 반영구 문신도 위험

흔히 찜질방 등에서 쉽게 이뤄지는 입술을 또렷하게 보이게 만드는 반영구 화장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얼마전 입술에 반영구 문신을 받은 강모씨(46·여)는 최근 시술 부위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그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입술이 곪고 붓자 병원을 찾았다. 강씨는 ‘피부 가성림프종’이란 진단을 받았다.

‘가성림프종’은 양성의 림프구 증식증을 말한다. 임상적으로는 가려움증이 심한 콩알 크기의 작은 결절이 점점 커져서 혹같이 커진다. 심하면 간이 붓거나 고열, 구토, 전신 쇠약감 등을 동반하는 가성림프종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다.

문신 유발성 가성림프종은 1976년 이후 해외 문헌에서 간헐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흔한 귀뚫기도 주의

무면허 시술자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불법 의료행위는 바로 귀뚫기. 이들에게 무면허 시술을 받으면 켈로이드, 접촉피부염, 감염증, 출혈, 염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의과대학에 재학중인 여학생 92명을 대상으로 귀를 뚫는 장소와 방법, 귀를 뚫고 난 후 부작용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89.1%가 1회 이상 귀를 뚫었다. 처음 귀를 뚫은 나이는 평균 18.2세 때였으며, 현재까지 평균 2.1회 귀를 뚫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를 뚫는 장소로는 귀걸이를 파는 곳이 92.7%로 가장 많았고 그 외 미장원이 6.1%로 많았다. 귀를 뚫고 난 후 진물, 감염증 등 하나 이상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가 전체의 85.3%로 매우 높았다. 특히 귀를 뚫은 사람의 51.9%는 시술 전 귀를 뚫고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귀를 뚫고 난 뒤 시행한 치료는 먹는 약, 바르는 약을 같이 사용한 경우가 8.6%, 먹는 약 치료를 한 경우가 7.4%, 바르는 약으로만 치료한 경우가 34.6%였다. 전체의 49.4%는 시술 후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의대 이민걸 교수는 “무자격자에게 시술 받고 10∼20년이 지난 지금 감염이나 육아종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치료 후 오랜 시간이 흘러서까지 부작용과 심리적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무자격자에게 시술받고 10∼20년이 지난 지금 감염이나 육아종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까지 있다고 경고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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