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재경부-한은 금리 시각차..어떻게 결론날까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6 18:06

수정 2014.11.07 11:41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다소 엇갈리는 자료를 내놓아 주목된다.

특히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강만수 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첫번째 회의인 데다 한은과 재정부 간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측간 격돌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아니냐 하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6일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그린북)’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와 소비회복으로 상승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또 “고유가, 세계경제 둔화 등 대외여건 악화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기상승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부는 특히 1월에 호조세를 보였던 소비재 판매가 2월에는 증가폭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건설투자도 당분간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우며 서비스업 생산도 하방요인이 있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상승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침체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포함한 거시적 정책 노력이 필요함을 밝힌 것이다.

반면에 한은은 최근 물가 급등이 시중유동성 증가도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금리를 낮출 경우 물가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자료를 6일 내놨다.

이날 한은은 ‘1월 중 통화와 유동성 지표’를 통해 지난 1월 기업대출이 크게 늘면서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무려 3.9%나 치솟으면서 물가 불안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이는 3.9%라는 물가상승에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유동성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가 불안이 원유,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등 요인이 크지만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탓도 있는 만큼 굳이 ‘금리를 내릴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한은의 자료는 강만수 재정부 장관이 밝힌 최근 물가에 대한 해석과도 차이를 보여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강 장관의 의견에 반박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달 29일 취임과 함께 “현재의 물가 오름세는 국제유가와 곡물인상 등 외부요인 탓으로 중앙은행의 유동성 관리차원을 넘은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강 장관의 발언은 물가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동성관리 차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해도 괜찮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강 장관이 한은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신 정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금통위인 만큼 관심이 크다”며 “물밑 신경전이 치열해 보인다”고 말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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