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증시 투자심리 무너져 투매..세계 금리공조에 기대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8 21:01

수정 2014.11.05 11:44



우려가 현실이 됐다. 코스피지수 1300선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투자자들은 더이상 패닉(공황) 상태에 빠질 힘조차 없었다. 증시 전문가들도 기술적 지지선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며 어디가 바닥인지 설명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79.41포인트(5.81%) 폭락한 1286.6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2006년 8월 14일(1295.43)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금리인하 공조에 한가닥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의미 있는 반등 당분간 어려워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며 투매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악화된 투자심리에 시장에서는 뚜렷한 매수 주체를 찾기 힘들고 환율 폭등과 기업실적 악화로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지지선은 큰 의미가 없다. 글로벌 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지지선 잡기가 어렵다”며 “1280선 정도가 기술적 측면에서 지지선으로 볼 수 있었는데 외환시장 불안 등으로 의미 없는 지지선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경색으로 금융기관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것이 투자자들의 투매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악화된 시장의 투자심리와 금융기관의 달러 경색이 맞물리고 있다”며 “헤지펀드 등 주요국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해외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려 하고 있어 가격에 상관 없이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안정이 확인된 후에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외환시장이나 자금시장에서 오는 증시의 부정적 영향이 너무 크다”며 “현 단계는 증시 자체적인 논리만으로 주가 안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공조에 한가닥 희망

전문가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정책금리를 5.25%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 유로존 등이 금융시스템 위기와 자국에 미칠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금리인하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LIG투자증권 박해성 연구원은 “단기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은 시장 반등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7일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증권, 건설 등 금리인하 수혜업종에 대해 순매수를 보인 이면에는 금리인하 카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정부는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시장이 자생적으로 신뢰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금리인하는 초기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인하 조치가 생각만큼 초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며 “은행 간의 대출도 꺼리는 상황이라 자금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