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예탁원 CCP설립 ‘엇박자’
장외파생상품의 표준화를 위해 추진 중인 중앙청산소(CCP) 설립을 놓고 관련기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CCP는 장외거래 과정에서 거래 상대방의 부도위험이 있을 경우 청산기관이 대신 그 부담을 떠안아 결제리스크를 축소하는 기구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 주범으로 지목된 장외파생상품의 리스크 보완 차원에서 오는 2012년 말까지 국가별로 CCP 설립을 완료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의회, 은행 등 관련기관들이 CCP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설립 주체와 표준화 상품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벌였지만 성과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CCP 설립 주체를 놓고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입장이 달라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서둘러 종료됐기 때문이다. 일단 장외파생상품 중 장내거래가 가능한 상품으로 이자율스와프(IRS)를 우선 표준화하기로 잠정합의한 것이 그나마 성과로 꼽힌다. 통화, 신용, 원자재, 주식 등은 표준화 여부를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이미 코스피200선물·옵션 등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청산업무 노하우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CCP도 거래소에서 병행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시장규모가 큰 장외파생상품 시장 특성상 결제리스크를 충분히 부담할 수 있고 운영의 노하우가 풍부한 기관이 이를 수행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는 얘기다.
반면 예탁결제원은 CCP 설립 취지가 리스크를 분산시켜 최소화하자는 것인데 한 기관이 이를 모두 수행할 경우 오히려 리스크 부담이 커지는 데다 당초 목적과 맞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 대신 관련기관의 출자와 자회사 형태로 CCP를 설립하는 게 나은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한국거래소 청산결제업무선진화 TF 김원대 부장은 “CCP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거래 상대방이 부도 등으로 결제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로 유동성을 확보해 거래 상대방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것”이라며 “거래소의 경우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운영과 관리 노하우가 충분한 만큼 효율성 면에서 거래소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 측은 올해 주요 사업으로 CCP 설립을 위한 법 개정안과 결제리스크 평가·분석 시스템 구축, 청산결제에 필요한 제도 개선안 등을 올해 안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증권거래법상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청산업무 규정이 있는 만큼 장외상품도 이 규정에 추가하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거래소의 입장이다.
예탁결제원도 이에 맞서 지난해 12월 CCP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여기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향후 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국내 장외파생상품시장은 상대적으로 선진국과 비교해 비중이 낮아 CCP 설립에 따른 부담은 덜하지만 장외파생상품시장의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