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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스(MAVINS)는 세계경제 차세대 ‘블루칩’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7 17:09

수정 2010.02.07 17:09

‘마빈스’(MAVINS)는 ‘브릭스’(BRICs)를 대체하는 ‘블루칩’ 국가가 될 수 있을까.

현재의 모습만을 보면 역부족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만큼은 브릭스에 못지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풍부한 원자재와 급증하는 인구가 그 원동력이다.

■자원부국 마빈스

세계는 지금 ‘자원 전쟁’ 중이다. 각국이 전쟁에 임하는 열기를 보고 있으면 마치 ‘3차 세계대전’이라도 치르는 듯하다.

자원 전쟁의 최대 격전지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동남아시아다. 마빈스 국가들은 최대 자원부국으로 꼽힌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6번째로 원유 생산이 많은 데다 천연가스, 구리, 은 등 다른 자원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개발 수준도 높다. 멕시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410달러(2008년 기준)에 이른다.

현재의 발전 속도에 원자재의 힘까지 더해지면 더욱 가파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자원 강국인 호주는 석탄(갈탄)과 우라늄·아연 매장량은 세계 최고이며 금(2위), 철광석(5위) 등 다른 자원도 풍부하다. 미국 경제 전문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호주는 언젠가 또 다른 미국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에 대한 대접은 이미 ‘브릭스급’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베트남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석유, 천연가스, 보크사이트 등 원자재뿐 아니라 쌀·커피 등 농산물까지 풍부하다.

‘비시스’(BICIs).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새로 만들어낸 용어다. 브릭스에서 러시아(R)를 빼고 그 자리에 인도네시아(I)를 넣었다. 그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는 석탄(수출) 1위, 팜유 1위, 주석 2위, 니켈 3위 등 아시아의 최대 자원 부국이다.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최대 석유 공급원이다. 원유 매장량이 세계에서 8번째로 많다. 개발 속도가 느리다는 점은 오히려 강점이다. 더딘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도 폭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경제의 중심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원의 보고다. 금, 크롬, 바나듐, 망간, 우라늄, 석탄, 니켈 등 없는 게 없다. 남아공의 GDP는 2005년 기준 아프리카 53개국 전체 GDP의 27%를 차지했다.

■인구가 곧 경쟁력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2010년 1·2월호에서 “세계 인구 구조가 급변하면서 21세기 국제 질서도 크게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유럽 등 지금의 선진국들은 노동인구가 줄면서 현재의 지위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고 이를 새로운 인구강국이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2009년 1억960만명에서 2050년 1억2900만명으로 늘어나고 호주(2560만명→3410만명), 베트남(8810만명→1억1170만명), 인도네시아(2억3000만명→2억8810만명), 나이지리아(1억5270만명→2억8910만명), 남아공(5750만명→6740만명)도 모두 인구가 증가한다.

골드만삭스가 브릭스에 이어 고성장이 기대되는 나라로 선정한 ‘넥스트 11’에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마빈스가 대거 포함된 것도 이런 인구의 힘이 컸다.

■고성장 진입 ‘초읽기’

이처럼 뛰어난 ‘기초체력’은 높은 성장률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다수 나라들이 ‘죽을 쑨’ 반면 마빈스는 대부분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성장률은 지난해 각각 5.32%와 4.3%나 됐다.

올해도 베트남은 7% 이상, 인도네시아도 그에 못지않는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본부 한규성 팀장은 “인도네시아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 속에서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데다 민간소비도 확대되고 있어 2009년과 필적할 만한 성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는 주요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동결하거나 내리는 상황에서 금리를 높여 왔다. 호주는 지난해 2%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2.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멕시코 경제는 지난해 무려 7% 정도 몸집이 줄었다. 수출의 80%를 의존하는 미국시장이 휘청거린 데다 신종플루로 관광산업까지 빈사상태에 빠진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최소 4% 성장을 자신한다. 정부 주도의 성장정책이 본격적으로 힘을 낸다는 분석에서다. JP모간자산운용 해외펀드 담당 기준환 이사는 “멕시코는 미국 경기 회복과 함께 제조업까지 살아나면서 올해 4∼5%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아공, 나이지리아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 아프리카는 그간 연평균 6%대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1.1%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전망이다. 남아공의 경우 세계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4%대 성장이 예상된다.


피델리티자산운용 닉 프라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남아공 랜드화가 35% 이상 평가절하됐음에도 남아공 증권시장은 20% 이상 올랐다”면서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상대적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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