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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실패 원인 끝내 못찾나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8 20:48

수정 2010.02.08 20:48

지난해 8월 25일 발사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2단 로켓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되지 않은 것은 외부 기계적인 결함이거나 내부의 전기장치 이상인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나로호 발사 실패원인 중간발표에서도 제기됐던 내용으로 결국 나로호가 정상궤도에 올라가지 못한 원인을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보완작업을 거쳐 올 상반기 2차 발사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실패 원인 결국 규명 못해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는 8일 나로호의 페어링 미분리는 전기배선 장치의 결함이거나 기계장치의 결함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나로호는 이륙 후 216초에 페어링을 분리해야 했지만 한 쪽 페어링을 분리하지 못했다. 분리되지 않은 페어링의 무게때문에 탑재위성(과학기술위성 2호)은 궤도진입을 위한 속도(8㎞/s)보다 낮은 속도(6.2㎞/s)로 분리돼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구로 추락했다.
나머지 한쪽 페어링은 위성이 분리된 후 떨어져 나갔다.

조사위는 페어링을 분리하기 위한 전기 신호는 나로호 발사 후 216초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신호가 정상 작동했음에도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은 원인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가지 가능성만을 내놓았다.

하나는 페어링분리구동장치(FSDU)로부터 분리화약을 폭발시키기 위해 공급되는 전기의 배선 장치에 방전현상이 발생해 216초에 페어링 화약이 제대로 폭발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216초에 분리화약이 폭발했지만 페어링 분리기구가 불완전하게 작동돼 분리기구내 기계적 끼임 현상 등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 조사위원장(KAIST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은 “추정 원인으로 한 가지만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나로호 상단 실물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로호 원격측정정보와 지상시험 결과만으로 어느 한쪽만을 최종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2차 발사 시 페어링 미분리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잠재적 문제점을 놓고 분석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조사위는 작년 8월 28일 구성돼 지난 5개월간 총 5200여건의 관련 문서를 검토하고 지금까지 지상시험 30회, 단위 부품에 대한 성능 시험 380회를 실시했다. 지난 5개월간 공식회의도 13차례나 가졌다.

■올해 상반기 예정대로 재발사

교육과학기술부는 올 상반기에 나로호 2차 발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러시아측과 협의해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 전문가들을 통해 개선조치 사항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도 수행할 예정이다.

나로호 발사대는 이미 재발사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 1일 성능 점검작업에 들어갔다. 우주센터는 나로호 1차 발사를 통해 정상적인 작동이 확인됐지만 각종 발사 장비에 대해 약 4개월 동안 점검시험과 인증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로호 1단은 러시아에서 조립한 후 3월 말이나 4월 초께 우리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나로호 1단과 2단을 결합하는 등의 발사준비에 2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나로호는 5월 말에서 6월 초 재발사될 전망이다.

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할 경우 우리나라는 러시아와의 계약에 따라 3차 발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측이 우리측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본부 조광래 본부장은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의 원인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개선방안들을 철저히 조치해 나로호 2차 발사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사진설명=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 이인 위원장(KAIST 교수)이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실패 원인 조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5일 나로호 발사 장면(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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