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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베이징 거리 전기 오토바이 물결

【베이징(중국)=조용성기자】베이징대학, 칭화대학이 몰려 있는 중국 베이징 하이디엔구 인근 거리는 아침이면 등교하는 학생들의 오토바이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특이한 점이라면 이 오토바이들이 대부분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 오토바이라는 것. 중국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전기 오토바이가 매우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지난 10일 하이디엔구의 거리에서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하던 대학생 양린(22)은 "친구들이 하도 많이 타고 다니기에 나도 따라서 지난해 전기 오토바이를 한 대 구매했다"며 "값싸고 편리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오토바이는 '메이터바오'라는 브랜드로 2000위안(약 34만원)가량 한다. 4시간 동안 플러그를 꼽고 충전하면 40㎞를 달릴 수 있고 시속 35∼40㎞까지 나온다고 한다. 다른 브랜드의 제품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베이징대학교 내 자전거 주차장에서도 전기 오토바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가격이 싸고 휘발유를 주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통학하거나 출퇴근, 쇼핑할 때 편리하고 유용하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다만 전기가 얼마 없으면 속도가 나지 않고 도로에서 배터리가 소진돼 멈춰서면 손으로 끌고 나와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경제성이 크기 때문에 전기 오토바이의 저변은 확대되고 있다.

출퇴근할 때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 직장인 쑤펑위(34)는 "과거 중국의 많은 직장인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다면 지금은 전기 오토바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내 동료들도 상당수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오토바이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 오토바이 시장규모는 1998년 5만8000대였던 것이 급속하게 불어나 지난 2008년에는 무려 2188만대(전기 자전거 포함)로 성장했다. 지난해 역시 2050만대가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 오토바이는 모두 1억2000만대를 넘는다.

지난 5년 동안 중국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기 오토바이 업체인 '신르'의 경우 지난 2008년에만 150만대 이상을, 지난해에는 180만대 이상의 전기 오토바이를 판매했다. 자동차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이외에도 중국에는 2000곳이 넘는 전기 오토바이 생산업체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전기 오토바이 시장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어서 정부가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현재 우체국 스쿠터 1만5000여대와 각종 배달 스쿠터를 전기 오토바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어 2011년부터는 전기 오토바이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100㏄ 이상의 대형 전기 오토바이도 양산할 계획이다.

또 ST&T모터스(옛 효성)와 대림자동차 등 오토바이를 만들던 기업들이 관련 연구에 착수했으며 정부는 전기이륜차의 성능 평가 및 부품,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준비 중이다.

삼양옵틱스 역시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인 ZAP와 공동으로 전기 오토바이 판매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ys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