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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E 그룹은 거래 전산화가 확대되자 2008년 기존의 CME 플로어(객장)를 CBOT로 통합했다. 현재 CBOT 플로어에서 모든 공개 호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조용한 CME의 글로벌 코맨더 센터(Global Commander Center)와 브로커들의 아웃크라이 외침이 여전한 CBOT 플로어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
금융기관이 밀집한 시카고의 루프(Loop)지역의 한가운데 위치한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글로벌 상업시장의 사령부에 해당한다. 전 세계 곡물, 가축, 유제품, 목재 등의 상품과 외환(FX), S&P500, 다우존스 산업지수 등의 주식지수, 금리 스와프 및 신용 디폴트 스와프 등 다양한 금리상품들이 웨커 드라이브와 잭슨 불바드에 위치한 CME와 CME 계열의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고 있다.
1800년대부터 거래되기 시작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들 거래소에는 현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전산화 앞에 작아지는 아웃크라이(Outcry)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30억건 이상의 계약(1200조달러)을 거래한 CME 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다양한 파생 상품이 거래되는 곳이다. 2007년 CBOT, 2008년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인수 및 합병을 하며 세계 최고의 거래소로 도약한 CME 본사 건물은 그 규모만큼이나 거대했다.
로비에 걸려 있는 전광판에는 CME에서 거래되는 모든 상품의 거래량과 가격이 실시간 표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 상품이 거래되는 이곳은 너무나도 적막했다. TV에서 자주 보던 브로커들의 아우성을 CME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산화의 바람이 1800년부터 간직해온 브로커들의 아우성을 쓸어가고 있었다.
현재 90% 이상의 선물 거래는 전산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일부 전산화하기에 복잡한 옵션거래만 플로어(객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CME 그룹의 모든 거래 중 75% 이상은 전자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1992년 시작된 CME Globex 전자 거래 플랫폼이 선물과 옵션거래 방식을 변화시켰다. 거의 모든 CME 그룹 상품들이 거래일마다 24시간 전자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플로어가 있던 곳에는 글로벌 코맨더 센터(Global Commander Center)가 들어서며 브로커들 대신 16개의 대형 전광판과 수많은 모니터가 그곳을 차지했다.
CME 비즈니스 개발부 조세프 김 이사는 "전자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2008년 CME에 있던 플로어는 없애고 CBOT로 플로어를 합병하면서 이곳의 브로커들의 외침은 사라졌다"면서 "대신 이곳에는 원활한 전자거래를 위한 코멘더 센터가 들어섰다"고 말했다.

글로벌 코멘더 센터에서는 전산 거래를 관장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하고 거래 변동폭이 큰 거래의 경우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를 불법 거래를 감시하고 있다.
조세프 김 이사는 "이상이 있을 경우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고 표시가 뜬다"면서 "한국거래소(KRX)에도 이러한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시끄러운 CBOT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처럼 시끄러운 플로어에 대한 갈증은 CBOT에서 풀 수 있었다.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며 한때 시카고에서 가장 높았던 CBOT 건물은 1930년 개장했다. 이 빌딩 꼭대기에는 높이 9.5m 무게가 6t에 달하는 로마의 곡식과 추수의 여신 세레스의 알루미늄 동상이 CBOT와 농산물 상품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해주고 있다.
CBOT에는 5574㎡에 달하는 거대한 플로어가 있다. 플로어의 3분의 1은 곡물 등 상품 거래를 위한 플로어로 쓰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S&P500 지수나 금리 스와프 등 금융 상품이 거래되는 플로어로 구성되어 있었다.
플로어 안에는 회사별로 다른 색상의 조끼를 입은 브로커들이 연방 수신호를 보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과거에는 브로커들의 체력과 목소리 크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군인 출신이나 운동선수 출신을 주로 브로커로 썼다고 한다.
데이비드 리먼 상품 리서치 및 상품 개발 매니저는 "손바닥이 몸 쪽을 향하면 매수 사인이고 손바닥이 몸 반대쪽을 향하면 매도 사인"이라면서 "현재 브로커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곳은 옵션 상품 거래"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전산화된 선물 쪽 플로어는 조용하지만 플로어에서 거래를 원하는 고객이 많은 옵션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직접 플로어에서 거래를 한다"면서 "옵션의 경우 플로어에서 거래를 원하는 고객이 더 많아 전산화가 이뤄져도 플로어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먼 상품개발 매니저는 "CBOT는 상품거래소 중 가장 오래됐고 가장 크다"면서 "가장 크다는 것은 가장 효율적이고 리스크 부담 없이 고객들이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고객들이 원하는 새로운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CBOT에는 치주와 관련된 상품이 새로 거래되기 시작했고 스킵밀크 파우더와 바이오 에탄올을 만들고 남은 재료를 이용한 상품이 새로 거래될 예정이다.
/hit812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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