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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공짜 통화시대..관련 제도는 주먹구구

스마트폰을 이용한 휴대폰 공짜 통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무선인터넷전화(m-VoIP)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들이 잇따라 등장해 사용자들의 입소문과 함께 사용자가 급속히 늘면서 10여년 전부터 예고됐던 '휴대폰 공짜 통화' 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m-VoIP로 공짜 통화를 할 때 통신망 이용 대가는 누가 내야 하는지, 대가를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 등의 m-VoIP 관련 제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자칫 m-VoIP 활성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6억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카이프'에 이어 '다이얼070' '수다폰' 같은 국내 업체들의 m-VoIP 애플리케이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국내에 수입된 '아이폰4'에는 공짜로 영상통화까지 즐길 수 있는 '페이스타임'이 탑재돼 m-VoIP 사용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m-VoIP 시장의 선두업체인 '스카이프'는 국내 가입자만 350만명 이상에 달한다. 지난 2000년 '다이얼패드'로 유명했던 다이얼커뮤니케이션즈는 스마트폰 확산 열기와 함께 '다이얼070' 서비스로 35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말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나온 '수다폰'은 출시 열흘도 되기 전에 20만건 이상의 내려받기 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무선인터넷 활성화와 함께 m-VoIP 확산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스카이프는 최근 세계 최대의 온라인인맥구축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과 손잡고 지인들끼리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다.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는 스카이프를 휴대폰에 기본 탑재하기로 결정하는 등 각국 주요 통신업체들이 m-VoIP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VoIP는 무선인터넷망에 접속해 휴대폰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무선인터넷에만 연결되면 별도의 휴대폰 음성통화 요금을 낼 필요가 없어 사실상 휴대폰 공짜 통화가 가능하다. 최근 각 이동통신회사들이 무선인터넷 무제한 요금제를 서둘러 내놓고 있는데 대부분의 무선인터넷 사용자들은 검색이나 애플리케이션 내려받기로는 무선인터넷 용량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10초당 18원을 내야 하는 휴대폰 음성통화료 부담을 줄이고 남아도는 무선인터넷 용량을 활용하기 위해 m-VoIP를 활발히 쓰게 될 것이라는 게 이동통신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SK경제경영연구소의 내부 보고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28.1%가 이미 m-VoIP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29.2%는 m-VoIP를 매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m-VoIP 시대를 열기 위한 통신업체와 정부의 준비는 아직 전무한 실정이다. m-VoIP 서비스 사용자들은 별도요금을 내지 않지만 이동통신회사의 통신망에 대한 대가는 누군가 지불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제도가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각 이동통신회사들은 각사의 통신망 대가를 얼마로 계산할지 결정하는 접속료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m-VoIP에 대한 대가 계산은 협상에 포함하지 않은 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한 이동통신 전문가는 "1990년대 후반 유선 인터넷전화(VoIP) 활성화가 예고됐는데 정부와 업계는 VoIP 통신망 대가와 대가를 납부할 주체를 뒤늦게 결정해 국내 VoIP 활성화가 10년 이상 늦어지는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m-VoIP도 관련제도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이동통신업체들이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m-VoIP 서비스 활성화에 소홀할 수밖에 없으니 지금이라도 m-VoIP에 대한 제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fe9@fnnews.com이구순 권해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