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앱 시대에 ‘하드웨어’로 승부 걸겠다?
정부가 오는 2015년 이후 본격화될 4세대(4G) 이동통신시장에서 국내기업들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휴대인터넷(와이브로)-에볼루션, LTE(Long Term Evolution)-어드밴스트 같은 4G 이동통신 단말기용 핵심 모뎀칩, 무선주파수(RF) 모듈 등 핵심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핵심칩 개발 등 과거 20여년간 지속된 하드웨어 개발 중심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어 창의적인 수익으로 직결되는 차세대 모바일시장의 추세와는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대기업들의 하드웨어 개발자금 지원 같은 과거형 정책에 집착하기보다 모바일 생태계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규제정책을 정비하고 차세대 모바일시장용 주파수 확보정책 등 차세대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차세대 모바일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핵심기술 역량 확보 △선순환적 생태계 조성 등 2대 전략과 6개 세부과제를 담은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전략’을 확정, 보고했다.
■과거형 하드웨어 정책 ‘재판’?
방통위와 지경부는 4G 이후 세계 모바일시장 선점이 시급하다며 장비, 부품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SW)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세계 처음 선보인 4G LTE-어드밴스트 시스템에 이어 4G 단말기용 베이스밴드 모뎀칩, RF모듈, 사용자환경(UI) 등 4G 단말기용 핵심 부품을 조기 상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우리 정부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상용화하면서도 휴대폰용 모뎀칩을 국산화하겠다고 나서 100억원 가까운 비용을 들여 모뎀칩을 개발했다. 그러나 국산 CDMA모뎀칩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에조차 외면 당해 실패한 기술개발 정책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한 전문가는 “모뎀칩 개발은 고난도 기술이어서 개발도 쉽지 않은 데다 상용기술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시장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정부가 나서서 개발을 독려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칩기술이나 생산라인 하나 없는 애플·구글이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호령하는 시대적 흐름을 정부가 이해한다면 하드웨어 중심의 연구개발(R&D)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00� 4G 실현할 주파수정책 빠져
4G 이동통신은 현재 사용 중인 3세대(3G) 이동통신에 비해 40배 이상 빠른 600�급 속도의 무선인터넷으로 3차원(3D) 동영상이나 화상회의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6메가바이트(�) 용량의 노래 1곡을 3G에서는 125초 걸려 내려받는데 4G에서는 0.08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꿈같은 4G의 무선인터넷 속도를 현실화하려면 이동통신의 핵심 재원인 주파수 확보가 필수 요소다. 600� 속도를 현실로 구현하려면 하나의 이동통신사가 80메가헤르츠(㎒) 주파수를 통째로 사용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특정 이동통신사에 80㎒ 주파수를 통째로 할당할 수 있는 나라는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특정 이동통신사가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20㎒가 고작이어서 4G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ETRI가 시연한 무선인터넷 속도의 4분의 1에 불과한 150�가 최대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4G 이상의 이동통신은 광대역 주파수가 필요한데 현재 주파수 상황에서는 실험실에서 시연한 속도를 구현할 4G용 주파수가 없다”며 “해외 로밍이나 글로벌 휴대폰 수급을 고려하면 주파수정책은 세계 각국 정부와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주파수를 개척하고 통신용으로 쓸 수 있도록 글로벌 협의전략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컨트롤타워 부재가 유행성 정책 양산
지난해 초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정부 각 부처도 모바일 정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나 지경부 외에도 문화부, 행안부, 금융당국까지 모바일 관련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ICT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부처별로 연일 쏟아지는 모바일 정책을 이해하기도 벅차고 혼란스럽다”며 “모바일산업의 흐름과 중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안목의 일관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는 모바일 유행 따라잡기식 정책만 쏟아내고 있어 산업 발전에 도움은커녕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cafe9@fnnews.com이구순 조윤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