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최악땐 150달러..경상·무역수지에 ‘직격탄’
정부가 올해 경제전망을 할 때 '변수'로 설정한 연간 유가 평균치는 배럴당 85달러였다.
하지만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북아프리카 정정불안은 이집트를 거쳐 현재 리비아 사태까지 확산일로다. 주요 산유국이 산재한 이들 지역의 불안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고 두바이유는 22일 현재 배럴당 108.8달러를 기록 중이다.
정부 전망치에 한참 벗어난 것은 물론 올 들어 22.8% 올랐을 정도로 상승폭도 가파르다. 나아가 일본 대지진도 유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원 가격의 변동폭을 상승 쪽으로 높이는 변수다.
수급 면에서 공급은 줄고 수요는 증가할 요인이 많아 수요 우위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원자재 시장은 수급불균형, 중동 정정불안으로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면 변동성 또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불안에 따른 원유공급 차질, 일본의 원전 발전 대체수요로 LNG 가격 또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이 정정불안 완화를 위한 재정지출 부담 증가로 유가를 높은 수준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실제 리비아 원유생산능력은 하루 평균 155만배럴에서 40만배럴 아래로 떨어졌다. 이 가운데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도달했을 때는 세계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봉착할 것이라고까지 언급했다.
■유가 배럴당 130∼140달러까지 상승
향후 국제유가 흐름과 관련,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경제정책조정회의 보고에서 "일본 대지진이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리비아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이 유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리비아 등 중동 사태의 악화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30∼14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85∼95달러, 120달러 내외, 130∼140달러, 150달러 이상이라는 4가지 시나리오 중 세 번째 시나리오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우선 중동 사태가 조기에 종결되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5∼95달러로 낮아지고 리비아 소요사태가 악화되면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르며 알제리와 오만, 예멘까지 소요사태가 확산되면 130∼14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국으로 소요사태가 확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150달러 이상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구원은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산유국의 여유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고유가 지속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일본 대지진으로 정유시설 가동 중단에 따라 원유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석유제품 수입수요가 늘어 원유가격 하락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LNG는 국제 잉여 공급물량을 고려하면 일본의 지진피해에 따른 단기적인 가격 급등은 없겠으나 일본의 추가 수요에 따라 LNG 현물가격의 점진적인 상승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원전 폐기와 계획된 원전 건설의 지연으로 LNG는 연간 700만∼800만t의 장기도입 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이는 한국가스공사 등 구매자의 장기도입 계약조건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경제정책 목표 수정
정부는 내부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된다고 보고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등 경제정책 목표 수정에 돌입했다. 유가 상승은 당장 경상수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올해 160억달러 흑자로 잡고 있는 경상수지 전망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유수입량은 2010년 기준 8억7200만배럴인데 수출량을 제외하고 연간 7억9500만배럴을 국내에서 소비한다. 따라서 단순 계산하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경상수지는 79억5000만달러 감소하게 된다. 실제 올 1월 경상수지는 2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지만 지난해 12월의 흑자액 21억달러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당장 무역수지 악화도 문제다. 지식경제부의 2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무역수지 흑자는 28억5000만달러로 양호한 기록을 나타냈다.
문제는 2월 통계에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현물 가격은 보통 2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단가에 반영된다. 따라서 현 수준의 유가가 무역수지에 온전히 반영되는 시기는 오는 5월께나 된다. 2월 평균 원유 수입단가는 배럴당 95.6달러, 두바이유의 현물 가격이 지난 22일 108.8달러로 13.2달러 차이가 났다. 여기에 월평균 원유 수입물량(약 7300만배럴)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두 달 뒤에는 무역수지가 10억달러 가까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가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여건, 환율 등도 다른 경제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며 "경상수지는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5% 성장' 등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김규성 유영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