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가계대출 중단 소동,불통이 문제다
비록 하루에 그쳤지만 가계대출 중단 소동은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금융감독 당국은 과잉 반응한 은행들을 탓했다. 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가이드라인(연간 7%, 전월비 0.6% 증가율)을 은행들이 너무 경직적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소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을 재개하면서 소동은 하루 만에 일단락됐으나 당국과 은행 간 불통이 가져온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갔다.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살리려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이 가계부채 급증을 부른 주요인이다. 지난 6월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는 등 시한폭탄에서 뇌관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대책은 미적지근했고 은행들은 연체율이 낮은 가계대출로 쉽게 돈을 벌려는 영업전략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달 들어 2주 만에 가계대출이 2조2000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급증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은행들이 이에 '호응'하는 과정에서 대출 중단이라는 과격한 수단이 등장한 것이다.
가계대출 급증세에 제동을 걸려는 금융당국의 노력은 올바른 방향이다. 그러나 시한폭탄을 다룰 때는 치밀한 전략과 긴밀한 협조가 필수다. 뇌관 제거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가계부채라는 골칫덩어리가 우리 경제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연착륙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당국과 은행이 서로 딴소리를 하다간 자칫 '우당탕' 경착륙할지도 모른다.
특히 당국은 이번 소동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리 뜻은 그게 아니었는데"라며 사후약방문 식으로 뒤늦게 진의를 전달하는 일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감독당국의 권위를 중시하는 매파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의 존재감만으로도 시장에 기강이 서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권 원장은 "금감원이 금융 신뢰의 종결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권위는 좋지만 아예 상대방의 말문을 막아버리는 권위주의는 시대착오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