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부분대책’이 된 비정규직 ‘종합대책’

파이낸셜뉴스

당·정이 9일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소득·법인세 감세 철회, 대학 등록금 인하에 이은 추석 3종 선물세트의 완결판이다. '복지정당'으로 변신 중인 한나라당이 얻은 것도 있고 얻지 못한 것도 있다.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80% 선까지 끌어올리는 명시적인 가이드라인 발표는 정부의 반대로 실패했다. 그러나 불법파견 근로자를 사용기간에 관계없이 원청기업이 직접 고용토록 의무화한 것은 내세울 만한 '전과'다.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노·사·정이 3분의 1씩 분담키로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는 양극화를 푸는 출발점이다. 비정규직은 현재 임금 근로자의 34%(정부) 또는 50%(노동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 일용직을 포함한 노동계 추산을 따를 경우 근로자 중 절반이 고용 불안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60%에도 못 미친다.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출산율이 낮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나아가 비정규직은 사회 불안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그런 점에서 당·정이 이제서야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만시지탄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부분 대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그것은 비정규직이 급증한 배경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인건비 절감이고 다른 하나는 정규직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노동시장이 해고와 재취업이 쉬운 유연한 구조라면 기업들도 충성도가 높은 정규직 채용 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해고가 '희망 버스'에 가로막히는 지금과 같은 경직된 구조 아래선 어떤 경영자도 정규직 채용을 꺼리게 된다.

말 그대로 '종합'이라면 노사 양쪽의 입장을 두루 감안한 대책이 나왔어야 했다. 경총이 "일자리가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한 것은 일리가 있다. 당위성도 좋고 표도 좋지만 선의의 정책이 되레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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