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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실물경제 악화 차단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정권의 '치적'으로 내세워 왔던 '위기극복'이라는 단어에서 정부가 스스로 '극복'을 빼고 '위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경제정책조정회의로 환원한 지 약 10개월 만에 이를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내주부터 위기관리대책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위기'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선진국발 재정위기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금융시장 불안뿐만 아니라 소비, 수출 등 실물경제도 직접적 영향권 안에 들어섰을 때를 미리 대비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와 민관 합동 경제·금융점검 간담회를 잇달아 주재하면서 "글로벌 재정위기에 대비한 3차 방어선까지 준비돼 있다"며 정부 정책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의 일면을 내비쳤다.

■외환부문 컨틴전시 플랜은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은 군대의 작전계획과 같은 것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정책 당국자의 '입'이나 정책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컨틴전시 플랜의 핵심은 대외균형 유지다. 대외균형은 경상수지 및 외환부문의 안정을 의미한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자본시장이 사실상 완전하게 개방된 한국 경제는 대외균형이 무너졌을 때 위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부는 실제 외환보유액 확대, 단기외채 비중 축소, 재정건전성 유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대외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사실상 가동 중에 있다.

추가로 나올 수 있는 플랜은 달러 확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색이 다소 풀려 금리가 높아도 발행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은행들의 신규외화차입 확대 등이 대책으로 나올 수 있다.

외환 부문의 안정이 더욱 위협을 받았을 때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산 등을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미국과 통화스와프 재개도 최종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카드다. 다만 최종구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안가도 될 정도로 충분하다"고 언급했듯이 정부는 아직까지 내놓을 비상계획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는 등 '타깃'이 된 측면이 있어 사용했지만 현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거의 예외 없이 자금 또한 유출되고 있어 다소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물경제 악화 차단 플랜은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대외균형 유지와 더불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출 둔화다. 8월 무역수지가 한자릿수인 5억달러로 급감하면서 이미 예견된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9월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10월부터 수출증가율 자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생 후 2개월이 지난 11월부터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다. 무역수지 적자는 외환부족 사태를 야기할 수 있고 국내 실물경제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컨틴전시 플랜으로 내년 예산안 수정을 비상계획 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정부의 재정을 투입해 내수를 진작, 경제를 안정적 기조로 유지하겠는 것이다.

박 장관도 이와 관련, "(실물경제로) 위기가 실제로 도래하면 성장률 등을 재측정해서 예산안을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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