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中企의 희망,공공조달시장] (1) 기술력이 경쟁력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9 16:26

수정 2012.02.19 16:26

[中企의 희망,공공조달시장] (1) 기술력이 경쟁력

 국가 조달 행정기관인 조달청에 대해 '중소기업 지원'이란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쉽지 않다. 조달청 하면 보통 '대형공공공사 입찰'과 '원자재 비축','물자구매' 등 고유의 사업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조달청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사업마다 중소업체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수조달물품 및 녹색제품 제도 등은 중소·벤처업체의 성장을 돕는 대표 사례. 이 제도들을 통해 중소업체들은 양질의 제품을 만들고 공공기관에 납품하게 된다. 기술력은 있지만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들에는 '단비'와 같은 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조달정책에서 중소기업 지원책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게 된 것. 파이낸셜뉴스는 중소기업지원을 통해 공생발전을 견인하는 조달청의 관련 제도와 사업, 중소기업 활용 사례 등을 기획시리즈를 통해 알아본다.


【 대전=김원준 기자】 "우수조달물품제도가 성장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이 제도를 잘 활용해 이미 동종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고 이제는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수출길을 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제수 및 컨트롤 밸브 제조업체 ㈜삼진정밀 정태희 대표의 말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1년 설립됐지만 한동안 활로를 찾지 못하다 2007년 제품이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에 등록된 뒤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지금은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연매출 규모는 300억원대다.

 정 대표는 "종전 단체수의계약이 이뤄질 때는 조합의 눈에 든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수조달물품제도는 기술개발을 촉진시켜 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수조달제도,'성장 보증수표'

 조달청의 주요 조달제도가 중소기업들의 성장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달청에 따르면 1996년 도입된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는 조달청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핵심 아이템이다. 새로운 기술의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납품실적이 없어 사장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조달청은 해마다 6차례에 걸쳐 신제품·신기술제품(NEP.NET), 녹색기술, 특허.성능인증제품을 생산하는 중소.벤처기업의 신청을 받아 우수조달물품을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3085개의 제품이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된 상태로 2009년 공공기관 공급실적 1조1486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 3년간 줄곧 1조원대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수조달물품으로 일단 지정.고시되면 수의계약으로 공공기관과 단가계약 및 총액계약이 가능하도록 법으로 보장받는다. 수의계약이라는 '특혜'를 주는 것은 영세한 중소.벤처기업의 연구개발(R&D)을 유도하고 자금을 확보해 성장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회사의 기반을 닦고 연 매출 1000억원대의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도 상당수에 이른다. 대부분의 우수조달물품업체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녹색조달제도 中企지원 '한몫'

 나라장터 쇼핑몰과 다수공급자계약(MAS), 녹색조달제도 등도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한 장치다. 나라장터 쇼핑몰은 기업이 조달청과 협상을 통해 결정한 가격으로 제품을 온라인 조달청 온라인 쇼핑몰에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조달시장 참여기회가 확대되고 물건을 구매하는 수요기관은 물품선택권을 보장받게 된다.

 MAS는 우수조달물품제도와 함께 중소기업의 제품판매를 돕는 조달청의 대표적인 중기지원 시스템이다. 품질과 성능·효율이 비슷한 물품을 조달청이 여러 공급자와 계약하는 제도로 많은 기업들에 정부조달시장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업체 간 가격·품질·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2010년부터 시행된 녹색조달제도는 조달업체지원사업 중 가장 최근 도입된 구매제도이다. 에너지소비효율 및 신재생에너지, 재활용제품에 적용되는 녹색제품구매제도를 통해 조달청은 지난해 3조381억원어치의 제품을 사들이는 등 녹색제품 구매비중을 점차 키워가고 있다.


 조달청 김병안 구매사업국장은 "공정한 중소기업제품의 판로지원을 위해 물품심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술변별력 기준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공공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조달청이 사들인 물품 가운데 중소기업제품 비중은 전체 구매물품의 77.6%로 13조9205억원에 이른다.
공공기관의 중소기업제품 구매비중은 2007년 66.5%에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kwj5797@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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