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年 20조 사교육 시장 ‘영역다툼’ 치열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간 20조원대에 달하는 사교육 시장을 놓고 대기업과 영세 중소학원 간의 영역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업계 대변자인 한국학원총연합회 박경실 회장이 "신세계·이마트 등이 문화센터를 학원으로 바꾸는 등 대기업의 교육시장 진출이 여전하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대기업의 최근 잇단 학원업 진출을 사교육계의 심각한 위기로 지목하고 대응책 강구에 나섰다. 100만 회원이 활동 중인 학원총연합회는 회원 중 대다수가 창업형 중소 학원들로 거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학원사업에 진출할 경우 시장에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위기감은 지난 24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학원총연합회 정기총회에서도 제기됐다. 학원총연합회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학원으로 바뀌면서 교육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박 회장은 이날 "신세계·이마트 등이 문화센터를 학원으로 바꾸는 등 대기업의 학원업 진출이 이어져 학원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최근 교과부 차관에게 이 같은 학원계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교육업 진출 여전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에 학원업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할 계획이다.

한화타임월드도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평생교육업 및 학원업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의 학원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중소업체가 주류를 이루는 사교육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경쟁 중소업체의 반발을 샀다. 학원총연합회가 대기업의 학원사업에 반발하자 SK컴즈는 최근 정관의 사업목적에서 교육사업 부문을 삭제했다. 교과부가 "대기업의 사교육시장 진출에 법적 규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워낙 중소학원가의 반발이 거세 자진 철수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SK컴즈는 최근 이투스교육의 보유주식과 전환사채 전량을 공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SK컴즈는 지난 2006년 사교육비 경감과 양질의 교육 콘텐츠 서비스 차원서 이투스교육을 인수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에는 입시학원인 종로학원을 운영하는 '입시연구사'와 수험전문출판업체인 '종로학평'도 포함돼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특수관계인)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보유한 회사여서 그룹 계열사에 편입돼 있다"고 말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의 중소업종 진출 등에 대한 철수 권고를 지속 요청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대기업들의 출자총액제한이 풀린 데다가 사교육 시장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계속되면서 영업권 다툼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업체와 상생형 진출 모색

 대기업들은 중소 교육업체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공동 사업을 통한 '상생' 모드로 최근 교육사업 진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국내 12개 교육사업자 및 협회와 함께 태블릿PC를 이용한 스마트 러닝서비스 'T스마트러닝'을 선보이고 교육서비스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새로운 교육 시대를 열었다. 'T스마트러닝'은 SK텔레콤이 교육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청담러닝과 2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이다. 대기업인 SK텔레콤이 교육사업을 위한 시스템만 구축하고 교육 콘텐츠는 각 교육업체가 제공하는 식이다.

 웅진그룹 계열인 웅진씽크빅은 '아이룰(iRule)'이라는 학습 서비스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경기 남양주시와 서울 응암동 등에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수학전문 학습관 직영점을 연 데다 서울 중계동 플러스어학원 등 수십여곳의 학원을 운영 중이다.

 웅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육용 출판교재업으로 시작해 교육사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초등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사업을 진행, 인기 강사를 영입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다른 대형 학원들과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직접 학원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자회사나 투자사를 통한 간접 진출을 선호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2010년 10월 '왕수학 교실'로 유명한 교육기업 에듀왕을 17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손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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