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촌진흥청의 한 연구원이 쓴 논문이 지난달 22일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최신호에 실려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화학물질안전과 김진효 박사(사진).
그만큼 우리 농촌진흥청의 연구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김 박사의 논문은 지난 2006년부터 캐나다에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원으로 연수하던 중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현지 연구진과 공동연구한 것으로 '인플루엔자 치료제' 관련 논문이다.
현재 인플루엔자 감염환자 치료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과 확산에 관여하는 뉴라미니다아제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원리다. 대표적으로 타미플루와 렐렌자 등이 치료에 주로 사용되지만 최근 이 약물에 대한 내성바이러스 발생이 증가해 새로운 인플루엔자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박사는 사이언스지 게재라는 쾌거를 이룬 것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하게 하는 자율적인 환경을 꼽았다.
김 박사는 "제가 집중해 연구를 수행한 기간은 3년이 조금 넘는 것 같다"며 "상당히 짧은 기간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연구환경이 좌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인 연구환경뿐만 아니라 자율성과 독창성이 보장받을 수 있는 연구문화와 조급하게 성과를 요구하지 않는 인내심과 같은 무형적 문화가 잘 조성돼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전공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기본개념을 공부하고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한 것도 연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학문 간 융·복합과 창조적 구상이 높은 성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요즘은 연구 분야가 농학·화학·생물학 등 예전과 달리 분야 간 융·복합이 많이 이뤄져야 하는 것 같다"면서 "처음엔 조급했지만 신약개발은 복합학문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내 것을 조금 내려놓고 오로지 연구 결과에 집중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김 박사는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화학물질안전과에서 친환경 농자재 및 환경유래 유해물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언뜻 생각할 때 독감 치료제와 전혀 친환경 농자재 혹은 유해물질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생체분자를 조절하는 방식을 탐색하고 발굴하는 기본 작동원리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번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의 핵심기술을 활용하면 친환경 농자재의 품질관리에 필요한 효능검증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의 눈은 벌써 융합연구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미래를 바라보는 듯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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