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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가을야구 티켓 잡아라”

D데이-12일.

롯데가 총력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롯데는 20일 대전 원정경기에서 토종 에이스 송승준의 호투에 힘입어 4-0으로 승리했다. 김시진 감독(사진)은 이 경기의 승패만큼 서울 목동구장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LG가 넥센을 이겨주면 4위와의 승차는 1.5게임차로 줄어들기 때문.

야구팬들의 관심은 LG와 삼성의 1위 싸움에 쏠려 있지만 가을 야구 커트라인 싸움(4위)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LG가 이겨 롯데와 넥센의 승차는 1.5로 줄었다. 오는 9월 3, 4일 넥센과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면 단숨에 역전도 가능하다.

김시진 감독은 앞으로 12일 동안의 9경기에서 넥센과의 승차를 없애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기세를 몰아 내친 김에 9월 초 2경기를 모두 이겨 승차를 거꾸로 2로 늘리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코앞의 9경기에서 투수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다행히 일정은 롯데에 유리하다. 한화(21일), 삼성(24·25일), KIA(27·28일), 한화(29·30일), LG(31, 9월 1일)의 대진표도 비교적 수월하다. 특히 22·23일 양일간의 휴식이 롯데에 투수 총력전을 불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김 감독은 21일 한화전에서 다승 1위 유먼(12승)을 투입한 후 24일 옥스프링(9승), 25일 송승준(7승) 등 팀내 세 기둥을 차례로 등판시킬 작정이다. 이틀간의 휴식 스케줄이 안겨준 절묘한 투수 로테이션이다. 그리고는 비교적 수월한 KIA와 한화전에서 한숨을 돌린 다음 다시 LG와 넥센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김시진 감독은 베팅을 즐기는 기질이다. 현역 시절 장기간의 해외 전지훈련 동안 김시진 감독과 도박을 해본 선수들은 하나같이 김 감독의 베팅에 혀를 내둘렀다. 한 번 기회를 잡으면 무모할 정도의 통 큰 베팅으로 상대의 기를 꺾었다. 마운드에서 보여준 신중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롯데는 올 시즌 내내 4위권에 겨우 턱걸이한 후 다시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이제 한 번만 더 내리막길을 타면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다행히 김 감독에게는 유먼-옥스프링-송승준이라는 선발 삼두마차가 있다. 20일 현재 롯데의 48승 중 28승을 책임진 든든한 에이스들이다. 이들의 비중은 9개 구단 중 단연 으뜸이다.

이 수치는 롯데의 자랑이 아니다. 그만큼 투수층이 두껍지 못하다는 방증이기 때문. 하지만 시즌 막판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 식의 도박을 하기엔 유리한 카드다. 앞으로 12일간 롯데의 행보가 주목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