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박물관을 가다] (5) 문화유산은 프랑스의 석유…문화재 활용(끝)](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3/11/24/201311241058283375_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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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현대적 빌딩을 대신해 도시를 가득 메운 고풍스런 건물들이다.
18세기 후반 오스만 남작의 도시계획에 의해 세워진 건물들로 대부분 100년이 넘었다는 정돈된 건물들은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만들며 파리의 독특한 관광 자원이 되고 있다. 또 관공서 및 상업시설, 주거시설로도 활용되고 있다.
도시 곳곳의 역사적 스토리를 간직한 수많은 건축문화유산들도 갇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으로 활용된다.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미술관인 루브르박물관은 12세기 필립 2세에 의해 건축된 요새가 시초가 된 루브르 궁전을 개조한 것이다.
파리의 건축문화유산들은 프랑스국립문화재유적센터(Centre des monument nationaux Hotel de Sully)에서 별도로 관리된다. 우리의 문화재청에 해당하는 곳으로 개선문, 몽쉘미생, 샹샤펠 성당 등 프랑스 전역의 100여 곳에 달하는 건축물 유산만 관리한다. (베르사이유 궁이나 루브르 등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센터가 관리하는 건축문화유산은 연간 900만명이 찾고 있다.
프랑스국립문화유적센터가 들어선 건물도 17세기 귀족들이 사용했던 집을 리노베이션해 관공서로 사용하고 있다. 필립 벨라발(Philippe Belaval) 프랑스국립문화재유적센터장은 “프랑스에서 문화유산은 프랑스의 석유다. 관광산업은 프랑스의 가장 큰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며 “문화유산을 잘 유지, 관리해서 일반 대중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고 문화유산 건물들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센터의 주 목적이다”고 말했다. 또 “100여개의 건축문화 유산은 어느 것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된다”고 했다.
박물관들도 유물의 보존·복원을 넘어 문화재의 가치를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 관광·교육·산업 자원으로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10월에 재개장한 프랑스국립의상박물관(Palais Galliera musee de la Monde de la ville de Paris)은 개관전 첫 작품으로 튀니지 출신의 현대 의상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ia)의 작품을 선택했다.
세계적인 모델인 나오미 캠벨, 팝스타 티나 터너와 리야나 등이 입었던 알라이아의 의상 70벌은 의상박물관에, 나머지 8벌은 바로 옆 파리시립현대미술관에서 화가 앙티 마티스(1869~1954)와 콜라보레이션 전시중이었다.
1889년 설립된 프랑스국립의상박물관은 18세기부터 현대까지 약 7만점의 의류, 장식품 등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과거 의상들은 수장고에 두고 현대 디자이너의 의상을 선택, 현대·미래와 소통하는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고자 했다. 패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알라이아는 1986년 섬유 혁명을 일으킨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 신축성있는 섬유를 이용해 인체의 곡선을 완벽히 재현한 옷들을 선보이며 패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50년 역사의 장식박물관(Musee des Art Decoratifs)에서는 60명의 현대 디자이너들이 초청을 받아 콜라보레이션전이 한창이었다. 샤넬 등의 브랜드 작품이 액세서리, 의상, 가구 등의 장식 유물과 함께 전시되며 산업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장식박물관은 미술관외에도 박물관, 건축학교, 도서관 등 그룹 형태를 띄며 예술종합학교처럼 운영, 교육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올리비에 가베(Olivier Gabet) 장식미술관 총관장은 “2~3년전부터 아모레퍼시픽, 삼성 등 한국과 지속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일은 하게 될 것이다”며 “큰 흐름은 전통기법을 이용한 현대 디자인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승화시킨 디자이너를 선별해서 전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가베 총관장은 2015년 가을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 공예 디자이너를 선택하기 위해 다음달 서울을 찾는다.
프랑스 국립 왕실 도예소인 세브르 도자 공방도 현대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전통을 산업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루이 15세가 사용한 베르사유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샤토 드 샹슈흐만(Chateau de Champs-sur-Marne)도 천정이 무너져 내린 교훈을 딛고 복구를 통해 영화 촬영소 등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박물관들은 관광 자원뿐만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된다. 루브르와 오스쉐 미술관 곳곳에는 스케치북을 들고 데생을 하거나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강의를 하는 선생님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또 박물관에서 여가를 즐기는 노인들도 많이 눈에 띈다.
자국의 유물과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세계와의 교류를 적극 시도하고 있는 점도 프랑스 박물관들의 특징이었다. 특히 문화재 유출에 대한 논란을 감수하면서도 한국 기자에게 유물 수장고를 공개, 한국과의 교류를 적극 희망하고 있었다.
필립 벨라발 프랑스국립문화재유적센터장은 “현재 갖고 있는 문화유산이 우리의 것이 아니고 잘 관리해서 미래 후손에게 잘 넘겨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며 “프랑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뉴스1) 염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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