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제보자와 피고인들이 가진 모임의 성격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10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의 심리로 열린 36차 공판에서는 34·35차 공판에 이어 이른바 ‘세포모임’의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조사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재판에서는 제보자 이모씨와 홍순석·한동근 피고인이 ‘전쟁 대비 3대 지침’을 공유하면서 결의를 다졌는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23일부터 4월 5일까지 5차례에 걸쳐 모임을 가졌다.
또 3월 모임에서 정세와 관련된 ‘3대 지침’을 공유하고, 4월 모임에서는 북한영화 ‘월미도’를 함께 시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의원 등을 기소하며 연대조직 결성, 대중적 행동, 주요시설 정보수집 등을 3대 지침으로 정의한 바 있다.
검찰은 “홍 피고인이 지침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출처나 경로에 대해서는 한 번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며 “이 모임이 비밀조직의 세포모임이라는 것을 강하게 추측하게 하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 “홍 피고인이 상부의 ‘전쟁대비 지침’을 조직원들에게 전달하고 결의를 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홍 피고인이 말한 지침은 통합진보당과 진보연대가 전개할 반전평화활동에 관한 지침”이라며 “이에 따라 전면적이고 전국적인 반전평화활동이 이뤄진 점으로 볼 때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주장은 완전한 오독 내지 오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검찰은 “홍 피고인 등이 사상학습을 위한 세포모임을 진행했다는 것이 명백하다”며 “RO라는 조직명칭이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날 모임이 어떤 단체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검찰은 “1월30일 모임에서는 이 의원의 혁명세력 통일전선전략 강연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이 녹음돼 있다”며 “홍 피고인은 이 의원에 대해 민혁당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등 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검찰은 3인모임에서 얘기한 학습내용과 보안사항이 ‘RO’ 조직의 증거인 것처럼 설명한다”며 “이는 논리의 비약이고 국가정보원이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직, 지침’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RO의 근거인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통합진보당 당내선거에서 각 진영별로 꾸려진 선거운동본부의 지침을 뜻한다”며 “이런 용어를 가지고 RO의 핵심근거라고 하는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이날 증거조사를 마친 뒤 2010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국가정보원 수사단계에서 작성됐던 제보자 진술조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던 조서를 보면 제보경위와 RO의 명칭 등 조직의 실체와 가입절차 등 진술이 허위라는 점이 입증된다”며 “내란음모 사건은 국정원이 만든 소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수원=뉴스1) 오경묵 기자,양은하 기자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