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1·①) 무능한 의원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차라리 세비 반납 받아서 기부하자."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반납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권한을 휘두르는 데 열중하면서 정작 입법활동을 하지 않는 데 대한 국민의 감정을 대변하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세비를 반납받을 방법이 없으니 각 정당의 대표들이 스스로 일하지 않는 소속 의원들로부터 무노동에 상당하는 세비를 돌려받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라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나온다.
'개점휴업'. 정기회와 임시회 등 국회가 활동기에 들어갈 때마다 함께 등장하는 용어다. 즉, 여야 간 합의로 국회를 열어 놓고도 법안 논의는 뒤로한 채 정쟁만 일삼는 경우를 일컫는다. 구태라고 해서 멀리 사례를 찾을 것도 없다. 최근까지도 민주당 등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국회 전체가 파행을 겪었다. 정치권 안팎에서 상시국회 도입론 속에 '무노동 무임금' 시스템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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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달 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며 상시 국회, 상시 국정감사, 상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제안했다. 현행 국회법은 짝수 달인 2, 4, 6월에 임시국회를, 9월부터 100일 동안은 정기국회를 열도록 규정돼 있다. 국감과 예결위는 정기국회 기간에 이뤄지는데 이 모든 것을 상시체제로 운영하자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하지만 약 보름 만인 지난달 19일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등을 쟁점화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나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8월에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파행 등에 반발해 비상체제를 선언, 장외투쟁에 돌입한 바 있다.
장외 투쟁과 국회 보이콧은 야당이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다. 민주화 이전에는 야당이 대여투쟁을 벌일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었다. 국회 내 의원 수는 물론이고 사회 각 분야의 전문인력이나 제기관과 단체의 지원를 받는 데도 열세에 있었다. 정책 기획력, 자금력 등에서도 여당과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가 성장하고 정권교체라는 분수령을 넘으면서 각 정치진영의 역량도 커졌다. 그런데도 야당이 사용하는 정치적 무기는 여전히 장외투쟁, 물리력 동원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설득하고 여당을 승복시킬 새로운 정치적 수단을 창조해 낼 지도자가 없는 것이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상시국회를 도입하되 국회의원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시스템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세비와 정당 국고보조금이 국민 혈세인 까닭이다.
식물국회를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게으름'이다. 지난 2월은 국회가 열려있는 기간이지만 줄잡아 60여명의 국회의원이 외국에 나갔다. 강창희 국회의장도 지난달 8일부터 13박15일, 회기의 절반을 할애해 여야 의원 8명과 함께 남극과 뉴질랜드.호주 출장을 다녀왔다.
한국정당학회 관계자는 "의원외교상 상대 국가의 일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국회 중에 출국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입법권에 무게중심을 둔 국민 여론의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2월 3~27일)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민생법안 처리를 다짐했지만 이번에도 공염불에 그쳤다. 일부 법안만 겨우 통과됐을 뿐 기초연금법 등 쟁점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릴 4월, 6월 임시국회도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7~8월이 휴회기인 점을 감안하면 결국 9월 정기국회에서나 본격적인 법안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그 사이 정부의 주요 정책은 후속 법률안 미처리로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전직 경제부처 고위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입법 사이에 공백이 생기면서 부동산대책 등 정부의 주요 정책들이 발목이 잡힌 것은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라며 "이제는 정부의 개념에 입법부를 포함, 국정에 대한 공동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이두영 부장 김기석 전용기 최경환 김학재 김미희 예병정 박소현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