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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1·①) “대답 못해? 회장 나와” 국회의 포퓰리즘 국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1·①) “대답 못해? 회장 나와” 국회의 포퓰리즘 국감

'슈퍼갑(甲)' '공룡국회'.

국회 개혁이라는 우리 시대의 '화두'에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이 국회의 권한 남용과 게으름이다. 국민을 위해 권한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속 정당의 정치적 이해나 선거를 겨냥한 지명도 높이기, 지역구 치적 쌓기를 위해 권한을 남용하는 행태를 질타하는 것이다.

4일 국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 불려나온 기업 및 단체 인원은 증인 201명, 참고인 26명 등 모두 227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한 남용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는 '기업국감'은 19대 국회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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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였던 2011년 주요 상임위원회에 불려간 기업단체 증인 및 참고인 수는 105명이었지만 19대 국회 첫해인 2012년에는 176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 일반증인 대비 기업단체 비율도 55.4%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지만 2012년에는 70.8%로 급증세를 보였고 작년에도 70.7%를 기록했다.

■국감 증인, 징벌적 조치 인식

국정감사가 '기업국감'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유는 감사권을 정치적 이해나 대중적 인기를 위해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규제와 경제활성화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균형 있는 길을 걷고자 하는 진지한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국감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모 정당 한 지역구와 상생협력기구 설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증인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 당초 증인이 아니었으나 계열사 이마트의 허인철 사장이 국감장에서 불성실한 대답을 한 것이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려 국감장에 불려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 채택을 징벌적 조치로 여기는 이 같은 행태는 결국 기업과 의원들 간 모종의 거래를 의심케 한다는 측면에서 국회 불신을 자초하는 씨앗으로 지적된다. 회사 오너 또는 최고경영자(CEO) 호출을 피하기 위해 기업이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실을 찾아가 읍소하거나 후원금 등 금전적 대가를 치르고 지역구 민원 해결에 직접 나서는 일은 국회 주변에서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기업들 또한 경영전략에 집중하기보다 대관(對官) 업무에 능통한 보좌관 및 비서관 출신 인사 영입에 주력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예산안 심의.확정권한을 쥐고 있는 국회는 감당하기 버거운 존재가 됐다. 우리나라는 정부도 법안 발의권을 갖고 있지만 국회가 이를 강하게 견제하면서 삼권분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대해진 국회 권력, 견제는…

각 부처 국회 담당관은 국회에 상주하면서 예산 편성을 비롯, 정보 보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수십명의 인원이 국회에 포진해 동향 파악 외에도 정무 업무에 집중해 온 게 아니냐는 시비 등으로 정치권의 쟁점이 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정부나 기업의 잘못된 점을 짚어내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이제는 그 과정에 주목할 때가 됐다"며 "누구를 위해 비판에 나서고 있고 어떤 목적을 위한 협상을 하는지 등을 보다 상세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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