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1부·3) 안철수 실험 진행중.. 신당 대신 합당 ‘실망스러운 선택’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주영,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 문국현.' 유력 정치인들이 제3당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이들이 만든 정당은 '반짝 돌풍'을 일으켰지만 금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012년 새정치 열풍의 주역으로 정치권에 쇄신바람을 일으킨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위원장도 6·4 지방선거를 넉달 앞두고 제3신당 창당을 선언했지만 돌연 민주당과 사실상 합당 수순을 밟고 있다.

정치권에서 제3인물이 부상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보면 기존 정치세력의 기득권을 뛰어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제3인물이 내세우는 가치는 언제나 '새정치'였지만 인물 교체, 선거혁명을 통한 기존 정당의 교체가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다. 제3인물들이 선거시기에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철수 위원장 역시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부상했지만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지방선거의 목전에서 민주당과 '제3지대' 창당을 선언하면서 또 한번의 실험을 시작했다. 안 위원장은 창당의 변으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을 혁신해 정치권의 공고한 기득권 구조를 깨뜨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선택은 '인물난'에 기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새정치연합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발표했지만 참신성과 중량감을 아울러 갖춘 인물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여론사회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새정치연합이 영입에 공을 들인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와 김상곤 경기도지사 후보가 새정치연합 후보로 뛰기를 꺼렸다"면서 "주요 인물을 영입하지 못한 채 지방선거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 것이 (합당 결정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신한 인물 영입에 실패한 제3신당이 과연 선거 승리를 통해 개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선택을 평가절하하기에는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안 위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변화를 얼마나 이끌어 내는지를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30% 속에는 안철수가 민주당의 한계를 깨뜨려주기 바라는 희망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정당과 손잡은 순간 새정치를 위한 노력은 당 내부 투쟁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정치권에선 평가한다.

안철수표 '새정치'가 기존 민주당의 색채에 묻혀버리거나 기존 정치인들의 힘에 밀려 안 위원장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안철수 현상'은 제3인물 한계론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창당한 김종필(JP) 총재의 자유민주연합도 '국민의 정부'에서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원내 캐스팅보트를 쥐며 위력을 떨쳤지만 창당 11년 만인 참여정부 시절 존재감을 상실하며 한나라당에 흡수된 바 있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합당은 안철수 위원장 입장에서 볼 때 쉬운 길이 아니다"라면서 "안 위원장은 JP 모델을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이두영 부장 김기석 전용기 최경환 김학재 김미희 예병정 박소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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