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1부·4) “여객으로만 수익 내야 하는 크루즈, 선상 카지노는 꼭 필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팬스타그룹 김현겸 회장(사진)은 질문을 받기도 전에 한국 크루즈 산업에 대해 2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그동안 담아두었던 말을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회장은 한국에서 최초로 정통 크루즈 사업에 도전했다가 최초로 실패를 경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28세 젊은 나이에 팬스타를 창업해 화물과 카페리(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하는 배) 선박을 운영했던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4월 한국 최초로 연안 크루즈선인 '팬스타허니호(1만5000t)'를 출항시켰다. 유럽의 10만t급 초대형 크루즈선에 비해서는 초라할 정도로 작았지만 크루즈 산업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의미 있는 시작이었다. 그러나 팬스타허니호는 다달이 쌓여 가는 적자를 버티지 못한 채 1년 만에 운항을 중단했고 배는 매각됐다. 비록 크루즈 사업은 실패한 실험이 됐지만 김 회장은 규제완화 등으로 여건만 갖춰지면 한국에서도 크루즈 산업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오랜 시간 김 회장이 설명한 내용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팬스타크루즈와 하모니크루즈 등 실패 경험만 있는 한국 크루즈 산업의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선박과 항구는 물고기를 낚고 수출품을 실어 나르는 산업시설이었다. 그러다 보니 관련법도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다. 항만 인근에는 물류 등 항구와 직접 관련된 시설 외에는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남아 있는 게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해운업계가 정부에 크루즈 선상 카지노를 허용해달라는 것은 특혜를 달라는 뜻이 아니고 여객만으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이라며 "크루즈를 하게 되면 카페리선과 달리 화물 없이 여객만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는 말인데 선상 카지노가 없는 상황에서 여객만으로 수익성을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처럼 크루즈 산업이 발전한 지역의 크루즈 업체들은 수익의 최대 40%까지를 선상 카지노에서 만들고 있으며 하모니크루즈의 실패 원인도 선상 카지노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을 한국이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선상 카지노 허용은 필수적이라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이미 대형 크루즈선을 보유한 중국과 일본도 최근 수익 창출을 위해 선상 카지노 허용을 법제화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가장 먼저 법제화 논의를 시작한 한국이 선도적으로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면 한국.중국.일본의 동북아 크루즈 고객 유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즈육성법이 통과된다면, 이후 가장 시급한 것은 한국에서 크루즈 사업이 가능하다는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있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카페리선이나 여객선을 보유한 업체들이 크루즈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중간 규모인 5만t급 크루즈선 한 대 만드는 비용이 3억달러에 이르고 하루 운영하는 유류비만 수천만원이 다"라며 "크루즈 사업 실패 사례만 있는 상황에서 선뜻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자본은 없을 것이다. 이미 카페리선이나 여객선을 갖고 있는 해운업체들이 크루즈 사업에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면 대규모 자본 투자를 유치해 본격적인 크루즈 산업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