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들어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박 대통령의 임기내내 부지선정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선거 등 정치적 고려로 인해 다음 정권으로 부지선정이 떠넘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2월 '공론화 실행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고준위 폐기물로, 고열과 다량의 방사능을 방출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저장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후핵연료는 각 원전 내에 마련된 임시시설에 저장돼 있지만 이미 포화 상태다.
시설을 넓히거나 보관 밀집도를 높여 포화 연도를 최대한 늦춘다고 해도 2024년이 최종 시한이다. 결국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원전 가동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같이 급박한 상황임에도 불구 공론화위원회는 당초 계획보다 6개월 늦은 지난해 10월에 구성됐다. 지난해 2월 발표한 박근혜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는 '임기 내 사용후핵연료 부지선정과 착공 추진'이 포함돼 있음에도 그렇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권 내 처리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의견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견은 '부안 방폐장 사태' 등이 근거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6년부터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충남 안면도, 전남 영광 등 전국 곳곳에서 주민 갈등, 민관충돌, 민심이반이라는 최악의 국면을 불러왔다. 결국 정부는 공모를 통해 경주를 선정했는데 이 과정까지 무려 19년이 소요됐다. 정부가 '표심' 등 정치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더욱이 파급력이 더 큰 고준위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시설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
물론 졸속추진을 피하고 지역 관계자, 환경단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는 동의한다. 이명박정부 당시 추진하지 못한 공론화위원회를 박근혜정부에서 구성한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공론화위원회 구성으로 이번 정권의 임무가 끝나서는 곤란하다. 부디 정치적 고려와 '폭탄 돌리기'식으로 부지선정을 다음 정권에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란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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