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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아프리카, 내전지역이 금싸라기 투자처로 급부상

아프리카 중에서도 내전이나 사회기반시설 부족으로 외면 받던 국가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다국적 투자 자본들이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고수익을 찾아 프런티어마켓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남수단이나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프런티어 마켓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면 사업 환경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평가다. 프런티어마켓은 신흥시장 가운데서도 경제 및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작은 국가들을 가리킨다.

■기회의 땅 아프리카. 은행·양조·시멘트는 투자만 해도 대박

FT에 따르면 지난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560억 달러(약 56조4984억원)로 전년도에 비해 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진행된 인수합병(M&A)은 1000건, 300억 달러 어치에 달한다.

아프리카기업투자및벤처자본협회(Avca) 자료를 참고하면 2013년 성사된 비공개 지분 투자 계약은 53건으로 32억 달러 규모였다.

세계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 글로벌정부연기금(GPFG)은 지난주 아프리카 투자 비중을 더 키우겠다고 밝혔다.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는 지난달 에티오피아 장미농장투자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한편 세계최대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은 올해 6억9800만 달러(약 7042억원) 규모의 첫 아프리카 펀드를 정리하며 목표금액의 40%이상을 거둬들였다.

신문은 저금리시대에 그리스 국채처럼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산에 의하면 아프리카 프런티어마켓 성장률은 2016년 연간 6%에 이르러 아시아 프런티어마켓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사모펀드 액티스에서 동아프리카 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마이클 터너는 "이곳 프런티어마켓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은행과 양조업, 시멘트 산업에 투자하기만 하면 반드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재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소매와 교육 및 의료보건영역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전에다 다른 투자여건도 빈약해...장기 투자 각오해야

다만 아프리카 프런티어마켓은 고수익을 약속하는 만큼 위험도 상당하다. 남수단 주바에서 통신탑 관리업체 총지배인으로 근무하는 필 타일러는 FT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바에서는 총격전이 빈발해 며칠간이나 방바닥을 기어 다녀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관리하는 남수단 내 통신탑 160개 가운데 15개 인근은 반군과 전투로 접근하기도 어렵다. FT는 아프리카 서해안 일대에서 활동하는 한 투자자는 만일의 경우 급히 도망가기 위해 책상 뒤가 아니라 옆에 앉아서 업무를 본다며 현지 치안 상황이 녹록치 않은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전 외에 다른 걸림돌도 많아 탄자니아에서는 외국인에 대해 증권 투자를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는 동시에 국채 구입이 금지하는 형편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금융과 통신을 비롯한 핵심 산업 영역에 외국인 투자 자체를 막아 놨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사업 계약 시 이를 보장할 법적 장치가 매우 부실하다.

터너 이사는 "만약 지금 우리 회사의 프런티어마켓 펀드에 투자한다면 15년 뒤에는 40배로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투자자도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FT는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가 6년간 공들여 겨우 케냐와 콩고민주공화국에 공장 하나씩을 운영하게 됐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