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우리의 문제는 정치에 답이 있다] (6·2) '대가성 없는' 출판기념회의 딜레마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치자금 합법 통로 막아 음성화 될라 ▶공무원들은 "어차피 인원동원용" 차출 불가피 ▶기업도 "후원압력 더 세질라" 걱정 앞서

대가성 없는 출판 기념회에 대해 국회 보좌관은 물론이고 기업 관계자, 공무원들 모두 취지는 좋지만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돈쓰는 정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합법적인 정치자금 전달 방법은 막아 놓은 채 우회적 정치자금 전달 통로 역할을 했던 출판 기념회가 대가성 없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모 국회의원 보좌관은 "과거 정기국회 전후로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뤘지만 올 가을 정기국회 때는 출판기념회가 열린 것이 손으로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았다"면서 "국회의원들도 그만큼 출판기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출판기념회가 많이 줄어든 것은 '소나기는 피하자'라는 것일 뿐 여론이 다른 곳을 보기 시작하면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문제가 언제든 다시 돌출될 수 있다"면서 "특히 대가성이 있다, 없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나오지 않고는 당초 취지의 순수한 출판기념회는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 역시 대가성 여부를 떠나 출판기념회가 계속된다면 '얼굴 도장'을 찍어야하는 사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 반응이다.

특히 대부분 부처가 과천에서 세종시로 내려간 상황에서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한 시간 낭비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부처와 관련된 국회 상임위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하는데 대가성을 떠나서 안 갈수 없지 않느냐"면서 "그동안 공무원은 출판기념회에서 무리하게 책을 산다기 보다는 인원 동원용으로 사실상 차출된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고 말했다.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대가성 있는 출판기념회를 막는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음성적 지원 요청이 많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동안 출판기념회가 우회적 정치자금 전달 통로 역할을 하면서 기업에 대한 압력의 완충역할을 했지만 이 같은 완충지대가 없어질 경우 오히려 더 가혹한 압박과 요구가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모 기업체 관계자는 "출판기념회가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는 데는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이와 동시에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전달할 통로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들이 정치자금을 전달한다면 색안경을 끼는데 기업 방침과 맞는 정치와 법안을 만드는 정치인이 있다면 당당하게 정치자금을 전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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