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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연애’ 문채원 “이승기라는 좋은 친구 얻어”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17 12:16

수정 2015.01.17 12:16



“사랑에 대해 용기 내세요”

‘청순한’, ‘단아한’이라는 형용사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여배우가 있다. 바로 문채원. 그런 그녀가 영화 ‘오늘의 연애’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 제대로 망가졌다. 폭언에도, 폭력에도, 술주정에도 사랑스러워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이, ‘작업의 정석’ 손예진이 떠오르게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만난 문채원은 새침한 외모와 달리 내숭이 없는 것은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밝은 기운이 가득해 남녀 모두가 그녀에게 왜 열광하는지 알 것 같았다.

◇ 전지현-손예진 잇다? “변화 노린 건 아냐”

드라마 ‘바람의 화원’, ‘공주의 남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굿 닥터’, 영화 ‘최종병기 활’ 등을 통해 참하거나, 지적인 이미지를 쌓아온 문채원이 ‘오늘의 연애’에서는 사귈 듯 말 듯 애매하게 여지만 주고 결정적일 때 발 빼는 ‘여지녀’인 ‘현우’로 거듭났다.



더욱이 ‘현우’는 ‘준수(이승기 분)’ 앞에서 폭력과 폭언, 술주정을 일삼기에 문채원의 망가짐(?)이 돋보여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작업의 정석’ 손예진의 연기 변신과 연관 지으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자신은 결코 단아하지 않다고 손사래를 치던 문채원은 “‘오늘의 연애’를 통해서 변화를 바란 건 결코 아니었다. 다만 이러한 작품을 하나 남기고 싶었고, 이로 인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오늘의 연애’ 언론 시사회에서 이승기는 실제 자신과 극중 ‘준수’와의 싱크로율이 80% 이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채원은 ‘현우’와 얼마나 닮았고, 어떤 점을 닮고 싶을까.

“승기가 80% 닮았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나 역시 승기와 준수가 비슷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본인 스스로 느낄 줄은 몰랐다. 반면 나는 현우와의 싱크로율이 20%도 안 된다. 현우는 아빠도 안 계시고, 제주도에서 올라와 친구 집에 얹혀살고, 사회에서는 왕따까지 당한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해내가지 않나. 나는 무너지는 스타일이라 현우의 씩씩함을 닮고 싶다.”

리얼한 음주장면에도 불구 정작 술을 즐기지 않는다는 문채원은 “술자리에 대한 기억이 많다. 별의별 진상을 다 봤다. 술자리에 오래 있으면 술 안 먹어도 취할 수 있더라. 사람이 대범해진다. 예전에는 술자리가 고역이었는데, 엄마가 자꾸 ‘관찰해라. 쓸 때가 있을 거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활용하게 됐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감사인사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늘의 연애’에서 그녀는 명확한 발음과 타이트한 의상 등으로 남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미모의 기상캐스터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았다. 내 입에 맞춰서 반, 특유의 기분 좋게 전하는 에너지를 살리고자 했다. 의상은 불편했는데, 내가 더 짧게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평소에 편하게 다니는데, 일할 때만큼은 그 직업의 고충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어 “현우의 평상시 옷은 내 옷이 많았다. 기상캐스터이다 보니 의상 팀이 준비할 게 많았는데 ‘현우가 평소 입을 옷은 내 옷이 어떠냐’라고 감독님께 제안했다.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에서는 오픈 마인드이셔서 내 옷을 많이 가져갔다. 확실히 편하더라. 마지막쯤 트렌치코트도 내 옷이다”고 덧붙였다.

◇ 연인인듯 연인아닌 연인같은 이승기와의 호흡

‘오늘의 연애’가 개봉 전부터 화제몰이를 한 건 단연 캐스팅 때문일 터. 문채원은 이승기와 드라마 ‘찬란한 유산’ 이후 5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한 번의 인연이 있었기에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장면들마저 평소의 친분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연출해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승기가 시사회 자리에서 둘이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서는 ‘채원아, 우리가 잘 어울렸대’라고 전하면서 좋아하더라. 덩달아 기분 좋았다. 처음 보는 배우와 찍었으면 그런 느낌이 안 나왔을 것 같다. 캐스팅이 잘 됐다 싶다.”

이번 촬영으로 이승기와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문채원은 “솔직히 ‘찬란한 유산’에 같이 출연했지만, 안면이 있는 정도였지 엄청나게 친한 건 아니었다. 영화 안에서 18년 지기로 나오니 격식을 허물고 내가 승기를 와일드하게 대하게 되더라. 그러면서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좋은 친구 한 명 얻은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이승기뿐만 아니라 전작 ‘굿 닥터’에서는 주원과, 차기작인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는 유연석과 상대배우로 출연,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샀다.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문채원은 “누구나 열심히 하지는 않는데 술수 안 부리고 열심히 해온 배우들과 함께해서 좋았다. 세 분 다 성실히 연기에 임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오늘의 연애’에서는 이승기 외에도 특별출연해준 이서진, 정준영과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기도 한다.

영화 속 세 남자 캐릭터에 대해 “제일 남자다운 건 준수다. 찌질해도 뚝심 있고 가장 위할 줄 안다. 동진(이서진 분)은 매력적이긴 하나 챙겨주지 못하고 비겁하다. 막내 효봉(정준영 분)은 너무 들이댄다. 최근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는 캐릭터가 만들어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의 연애’ 세 남자는 인간미가 있다. 각자 배우들 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감독님께서 비호감 되지 않도록 잘 그려주셨다”고 설명했다.

◇ 배우 문채원의 날씨..“맑은 날이 많았던 것에 감사”



앞서 문채원은 지난 2011년 개봉한 ‘최종병기 활’로 대종상,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차세대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앞으로의 스크린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충무로에 다시 돌아오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영화 계속 찍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작품을 못만났다. 그러던 중에 드라마는 또 하고 싶은 걸 만나 영화를 못했는데 이번엔 만났다. 오랜만에 뭔가 시간을 같이 들이는 과정을 하니깐 좋았다. ‘최종병기 활’ 때는 ‘공주의 남자’ 촬영으로 전혀 홍보를 못했다. 이번에도 바로 차기작이 들어가게 돼서 의지만큼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닿는 한 열심히 하고 있어 좋다. SBS ‘런닝맨’ 출연도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 하하”

문채원은 ‘굿 닥터’ 종영 후에 작품 하나 끝내면 떠나던 여행을 포기하고, 드라마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영화 시나리오를 달라고 해서 ‘오늘의 연애’를 만나게 됐단다.

“영화에서 상도 주시고 했는데 너무 활동이 없어서 영화에 뜻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안 되는데 혼자 끙끙 걱정했다. 원래 제목이 ‘세 남자의 그녀’였는데 그녀에 혹했다. ‘엽기적인 그녀’, ‘싱글즈’를 좋아하는데 그 이후로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되는 로맨틱 코미디가 별로 없지 않았나. 섹시 코미디는 많되 순수하고 풋풋한 로맨틱 코미디 역시 거의 없었다. ‘오늘의 연애’는 그런 걸 베이스로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사건 일으키고 남성 캐릭터에 동기 부여해주니깐 마음에 들었다. 박진표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었다는 것도 출연 계기가 됐다.”

특히 ‘오늘의 연애’가 현실공감 로맨스여서 좋았다는 문채원은 “연애도 날씨처럼 오늘 흐려도, 내일은 맑을 수도 있는 거다. 준수와 현우가 둘 다 차이고 비참함에 대화가 삐거덕거리며 감정이 틀어지다가도,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는 밝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묶이는데, 우리 영화는 소재는 비슷해도 점차 캐릭터들이 물에 젖은 것처럼 된다. 그런 지점이 캐릭터들을 인간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오늘의 연애’는 ‘오늘의 날씨’에서 제목의 모티브를 딴 작품인 만큼 날씨 예보로 캐릭터들의 감정과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간 배우 문채원의 날씨는 어땠는지 궁금했다. “대부분 좋은 날이 많았다. 나름 비, 눈을 맞은 적도 있었지만, 그런 날들이 있었기에 개일 때 더 화창하게 다가온 것 같다. 맑은 날이 많았던 것에 감사하다. (웃음)”

마지막으로 문채원은 “연애에 대해 두려워할 때 ‘오늘의 연애’를 찍게 됐다. 모두에게 사랑에 대해 용기 내보라고, 연애는 기분 좋으라고 하는 거라고 전달하려고 이 영화를 찍는 건데 내가 이 영화와 다르면 웃기다 싶어 연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관객분들이 ‘오늘의 연애’를 통해 즐거운 2시간이 되길 바란다. 우리 영화 관람 후 옆 사람이 더 사랑스럽고, 사랑에 대해 용기 낼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건 없다”고 당부하며 주변까지 환하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편 ‘오늘의 연애’는 18년째 진전도 없고 정리도 어려운 미묘한 사이를 이어가는 ‘준수’와 ‘현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이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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